▲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
그러나 선거가 있었던 과거의 부동산시장을 살펴보면 다른 결과가 나왔다. 1980년대 이후 역대 대선과 총선이 있었던 해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오히려 다른 해보다 대체로 낮았다. 과거 총선과 대선이 함께 치러진 1992년에는 5% 하락, 총선이 있었던 2004년에도 2.1% 하락했다. 2007년 대선이 있었던 참여정부 당시 주택 가격은 3.1% 상승에 그쳤다. 다만 16대 대선과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에는 주택가격이 16.4%로 크게 상승했다.
부동산시장은 선거보다는 경기상황이나 지역적 개발여건에 좌우됐다. 올해 총선과 대선으로 유동성 확대가 예상되지만 국내외 여건상 유동성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지의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 국내 경기 침체 우려, 가계대출 억제, 북한관련 위험성 등의 시장 불확실성으로 부동산시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역개발과 사회간접자본시설 관련 개발공약과 연계된 토지나 주택가격에는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있는 서울ㆍ수도권 지역 상황에 큰 변화가 없다면 올해에도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권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엑스포 개발 등은 대전지역 부동산시장이 움직일 수 있는 호재가 된다. 그러나 총선이후 12월 대선을 앞두고 서울ㆍ수도권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한 DTI규제완화나 분양가상한제폐지 등의 대책이 나온다면 우리지역의 영향은 제한적일 수도 있다.
7월1일 세종특별자치시 출범을 앞두고,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9월께는 국무총리실, 12월 이후에는 국토해양부 등 정부부처가 내려오게 된다. 세종시 분양물량의 70%가 공무원에게 우선 분양되는 기본적인 잠재수요가 있기 때문에 분양시장 호황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시의 미래가치를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로 인한 투자가치는 높다.
그러나 향후 분양가가 인상될 여지가 크고, 올해 1만3000 가구의 아파트를 비롯해 오피스텔 등 많은 분양물량이 나오기 때문에 현재의 분양 열기가 지속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렇지만 총선과 대선과정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세종시 개발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은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총선과정에서 대전지역 후보들은 낙후지역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을 통한 원도심 살리기를 최대 이슈로 삼았다. 대전 중구의 충남도청 이전 부지 활용 방안, 동구 지역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한 원도심 살리기와 대전역세권 개발, 대덕구의 도시철도 1호선 유치 등이 이슈가 되었다. 비록 선거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쉽사리 실현될 수 있는 사업들이 아니다. 지금까지 사업 진척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경기침체와 재정확보의 어려움에 있기 때문이다. 결국 경기회복과 함께 공공사업비 확보를 통한 공공주도형 개발이 이루어져야 되는 사업들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나오는 공약에 의해 부동산시장이 움직이기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당선자가 내세운 실현가능한 공약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나타나게 된다. 총선과 대선을 치르고 공약이 수행되는 내년에는 부동산시장 활성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불투명한 개발 공약 남발로 상승하는 부동산가격으로 인한 부담과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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