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대전시민의 90%가 공공장소 등에서 금연구역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6%는 간접흡연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흡연 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을 뜻한다. 흡연을 개인의 기호로만 판단해 방치하기에는 그 피해가 너무 크다는 인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들이 금연구역을 확대해 나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산이 해수욕장과 유원지 등 실외공공장소를 금연구역으로 선포한 게 4년 전이다. 그런 점에서 대전시의 조치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문제는 실외 금연이 말 그대로 '자율금연'이라는 점이다. 금연구역을 지정한다고 해도 시민들이 과연 얼마나 따라줄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실내 금연은 법적인 강제성으로 어느 정도 정착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실외 금연은 강제성이 없다 보니 폐해가 크다. 오히려 실내 금연이 강화되면서 길거리 흡연자가 더욱 느는 추세다.
대전시는 금연구역에 표지판 설치와 캠페인 전개 등을 적극 시행해 정책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한밭수목원 등을 금연구역으로 정하는 취지가 어린이와 청소년, 가족 단위 방문객이 담배 연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거라면 흡연의 위해성에 대해서도 홍보할 필요가 있다.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만 놓을 게 아니라 단속도 해야 한다.
내년부터 버스승강장 등으로 금연구역을 확대해 나갈 요량이라면 이번 첫 시행부터 확실히 해둬야 한다. 시민들도 공공장소에선 흡연을 삼가야 하겠다. 비흡연자를 위한 배려가 건강사회를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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