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공주 농협보험교육원에서는 밤 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았다. 이곳은 농협 금융 분야 종사자 교육 기관으로 평소 농협의 보험 직원 교육 프로그램 운영, 보험 관련 지역 실무자 교육이 이뤄지지만 밤 늦게까지 불이 켜지는 일은 거의 없다.
이날 교육원의 불을 밝힌 사람들은 도내 지역농협조합장 34명과 안희정 도지사, 3농혁신 위원, 농민단체 임원 관련 공무원 등 80여 명.
충남도가 추진하는 3농혁신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1박 2일의 일정으로 열린 이날 교육에서 농협이 주도하는 농산물 유통방식의 개선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허승욱 3농혁신 위원장이 충남도 3농혁신 정책 추진 배경과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서 포문을 연뒤 박영범 (주)지역농업네트워크 대표가 '농협의 유통선진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박 대표는 “2012년 한국사회는 대전환의 시대로 농정대안, FTA, 거버넌스, 개혁 중심으로 농업계 이슈의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며 “산지유통의 조직화, 규모화, 전문화, 지역과 함께하는 맞춤형 경제사업 운영, 효과적인 사업체계 정비 등을 통한 유통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신ㆍ경분리를 단행한 농협의 올해 주요 업무계획도 소개됐다.
김창수 농협중앙회 원예사업부장은 “지난해 3월11일 농협법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농협은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이원화됐다”며 “경제부문은 지도ㆍ지원중심에서 유통ㆍ판매 중심으로 전환하고 산지조직 재확립, 생산농가 조직화, 광역 유통체계 구축, 경제사업 인력 육성 등 지역농협 발전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농협 조합장들은 주제 발표에 이은 토론시간에 달라진 환경에 따라 지역농협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정등영 농촌지도자 연합회장은 “공선출하 조직 육성이 농업 분야에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지만 농민들의 인식이 부족한 편”이라며 “지역 농협의 지속적인 관심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김용호 대산농협 조합장도 “충남도의 3농혁신 등 농어촌을 위한 노력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각 시ㆍ군에서 많이 움직여야 한다”며 “시장이나 군수가 농민과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은 밤 9시를 훌쩍 넘겨 끝났지만 참석자들은 교육원 내 식당에서 친교의 시간을 겸한 간담회를 통해 혁신적인 조합운영을 통해 농업의 핵심과제로 떠오른 농산물 유통구조 혁신을 책임감 있게 주도하자는 뜻을 다졌다.
또 이튿날에도 행정과 농협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놓고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안희정 지사는 “지역농협 조합장들의 어깨에 농어촌 발전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라며 “우리 도 역시 지역농협과 수평적 네트워크, 파트너십을 구축해 연합사업, 신사업 참여, 지자체 협력사업 등을 발굴ㆍ추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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