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윤호씨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2010년 시사저널이 뽑은 '가장 멘토로 삼고 싶은 인물' 1위에 꼽혔다. 급기야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한 번도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주요 정당 후보를 모두 따돌리며 서울시장 당선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가 불출마 선언을 하자 주요 언론들은 그를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본인은 한 번도 출마의사를 밝힌 적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한편 2011년 10월 아이폰의 아버지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후 미국 전역의 애플 매장에는 수많은 추모객들이 몰렸으며, 인터넷 공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추모의 열기가 대단했다.
지난해 국내 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한국인과 외국인으로 나란히 안철수 원장과 스티브 잡스가 꼽혔다. 왜 한국 사회에서는 안철수 신드롬이 일었고,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업가인 스티브 잡스에게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인가?
▲ 이원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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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 제빵업자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다. 그들의 이기심 때문이다.”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그의 대표작 국부론에 남긴 글이다. 각각의 경제 주체들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탐욕으로 인해 움직이지만, 그로 인해 경제 전체가 더욱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즉, 인간만의 이기심과 탐욕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의도하지 않았던 공익을 얻게 된다는 논리다. 지금의 주류 경제학은 이러한 프레임 안에서 지어진 거대한 건축물이다. 주류 경제학은 200년 간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이러한 논리는 수많은 기업가와 투자자들의 논리적인 근거를 제공하면서 더욱 촘촘하고 견고하게 그 논리를 갈고 닦았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로 발전해온 현재의 자본주의는 곳곳에서 거품과 심각한 부작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만약 한국이 100명으로 이루어진 마을이라면 이 가운데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은 59명이며, 이 중 28명은 정규직, 14명은 비정규직이다. 그리고 나머지 17명은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그런데 정규직 28명 가운데 안정적인 상장 제조업에 다니는 정규직은 단 1명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러한 1등 기업들을 끊임없이 응원해왔다. 이러한 1등 기업들이 잘 돼야 마을 전체가 잘 살게 된다고 응원했으며, 정부와 경제학자들은 주류 경제학을 통해 이러한 응원을 제도적이고 논리적으로 뒷받침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1등 기업들은 눈부시게 성장해 글로벌 기업이 됐지만, 그 나머지는 모두 힘들어졌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우리는 99명이 1명의 경제를 자신의 경제로 착각하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렇게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는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며, 우리가 알고 있던 경제 상식의 많은 부분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다. '보이지 않는 손'이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고, 정부가 정책을 써서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해 최대한의 경쟁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는 현재의 주류 경제학은 근본적인 부분부터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송윤호 YK경영컨설팅 대표·백북스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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