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선 한국산학연협회장,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
국내에서 청년취업에 대한 실제 경쟁률을 보면 극단적인 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청년들이 근무환경이 좋은 사무직이나 은행과 대기업 같이 보다 안정적인 직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미래가 있지만 근무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소재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필요한 사람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의 가장 큰 문제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청년들의 일자리 찾기가 어떤 분야는 매우 어렵고 또 다른 분야는 서로 모셔가려고 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현실 속에서 높은 청년 실업률의 문제해결 방안은 명확하다고 본다. 취업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해소시키는 방안이다. 청년들을 미리 교육하고 유도해 수요가 있는 곳으로 가게 해야 한다. 우리의 또 다른 높은 청년실업률 문제로 고등교육 졸업생의 절반정도가 취업을 못하거나 안하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취학률이 90% 이상이고 대학 취학률 또한 80% 이상인 상황에서 전문대 이상 고등교육기관의 2011년 취업률 평균 58%가 높은 청년 실업률에 기여하고 있다. 높은 청년실업률의 해소방안, 특히 취업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서 기인하는 문제는 단기적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으나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해결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는 우리사회에 아직도 뿌리 깊게 만연되어 있는 선비 '士'자 선호사상을 하루빨리 없애야 한다. 이제는 부도가 나는 개인 병원과 변호사 사무실 등이 생기면서 막연한 '사'자 선호사상은 사라지겠지만 세계는 우리가 시간을 갖고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 미국에는 실용주의에 근거한 청바지문화가 있고 독일은 고등교육을 이수 안 해도 자랑스럽게 살아갈 수 있는 마이스터 제도가 정착되어있으며 일본은 스스로도 높게 평가하는 장인정신이 사회저변에 깔려있다. 선비적인 고고함과 이론과 형식주의에서 벗어나 우리민족과 미래사회에 맞는 현장 중심의 실천적 정신문화를 더욱 창달시켜야 한다.
둘째는 일에 대한 도전과 열정을 갖게 되면 벤처 기업과 중소기업에서 얼마든지 청년들의 미래 꿈을 이룰 수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대기업에 비해 초봉이 적고 환경도 열악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에서는 개인이 기업 성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기술과 경영, 마케팅까지도 경험할 수 있다. 현장에서의 실무경험을 통한 본인의 스펙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깊고 넓게 쌓이게 되며 결과적으로 회사도 설립할 수 있고 높은 연봉의 미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청년들이 중소기업으로 몰려가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이끌 주역이 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이 세계무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주자. 1인당 국민소득 3~4만 달러 시대가 오면 한국은 선진국그룹에 입성하는 것이며 국가 위상 또한 더욱 높아질 것이다. 외국계 기업에서 한국인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필요 인재에 대한 해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일본계 기업의 경우 지진 쓰나미 이후로 한국 청년 채용에 매우 적극적이다.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컴퓨터 광디스크 부품을 만드는 필리핀 H기업 공장에 가보니 한국인 5명이 현지인 600여 명을 이끌고 있고 모터생산 S 전문기업 또한 중국 칭다오에서 4명의 한국인이 현지인 300여 명과 같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9명의 한국인은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지만 전문가가 되어 한국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산업외교관이다. 청년들이 국내 대기업과 공공기관, 그리고 보다 쉽고 안정적인 조직에만 취업하기 위해 몇 년 씩 시간을 낭비하면서 허송세월을 보내는 사회시스템은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 청년들이 세계무대에 눈을 돌리고 활동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지원 대책과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