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도 승부조작… 조폭까지 개입

마사회 기수ㆍ직원에 억대 뇌물주며 지시… 4명 구속

스포츠 승부조작 사건이 연이어 터진 가운데 이번에는 조직폭력배가 낀 경마 승부조작 의혹 사건이 발생,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지청장 양부남)은 한국마사회 정보를 빼돌리거나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한국마사회 제주경마 소속 A씨 등 기수 3명과 직원 B씨 등 4명을 한국마사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들에게 돈과 향응, 고급 승용차 등을 제공하는 대신 승부조작을 지시한 호남지역 조직폭력배 행동대원 C씨도 구속, 조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마사회 기수인 A씨 등 3명과 직원 B씨 등은 2008년 12월부터 지난해 중순까지 2년 반 동안 조폭 C씨에게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하거나 직원 만이 알 수 있는 내부 정보를 흘린 혐의다.

이들 직원들이 이 기간 수십차례에 걸쳐 많게는 1억원이 넘는 뇌물을 받거나 고급 외제 승용차를 선물 받았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기수들은 1등이나 2등으로 뛸 수 있는 말의 속도를 일부러 늦추는 등의 방법으로 승부를 조작했다”며 “한 사람당 수천만원의 뇌물이 흘러들어갔으며, 고급 승용차를 받은 기수도 있으며, 대부분 혐의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직접 승부조작에 가담이 가능한 기수들은 물론 내부직원의 경우 정보를 빼돌리거나 돈을 받고 기수 등을 포섭해 승부를 조작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마승부 조작건은 이번 경마 사건과는 별개로 지난해 말 조폭인 C씨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사건 전모가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아직까지는 수사 초기단계여서 정확한 조작 등의 횟수, 뇌물 규모, 추가 공범 여부 등을 더 조사해야 한다”면서 “뇌물 전달자인 C씨는 스스로 조폭이라고 밝혔으며, 지난해 다른 건으로 구속됐다”고 말했다.

최두선ㆍ서산=임붕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