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소크라테스는 왜 독배를 마셨을까?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형태]소크라테스는 왜 독배를 마셨을까?

[법률이야기]김형태 변호사

  • 승인 2012-04-02 14:09
  • 신문게재 2012-04-03 20면
  • 김형태 변호사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였던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아 독배를 마시고 죽었다. 인류의 진정한 스승이라고 불리는 그 사람, 소크라테스가 아테네의 신을 믿지 않았고 젊은이들을 현혹시켰다는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다. 그 당시에 아테네는 스파르타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후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아테네 시민들은 전쟁 패배의 원인을 사람들이 신을 제대로 믿지 않는데서 찾고 있었고 사회적 상황이 불안한 가운데 선동정치가들이 횡행하면서 아테네는 방향을 잃고 부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가운데 궤변론자라고 불리는 소피스트들이 활개를 치면서 정신적으로도 더욱 더 타락한 상태가 되었다. 원래 소피스트들은 그리스의 주요도시를 돌아다니며 신지식과 웅변을 가르치는 교사들이었다.

특히 그들이 특히 중요시했던 것은 '수사능변(修辭能辯)의 술(術)'로서 사람들을 말로서 설득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인데 당시에 아테네는 민주정치로서 이러한 대중설득의 기술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소피스트들의 선생이었던 프로타고라스의 유명한 말, '무력한 이론을 유력한 이론으로 만드는 것' - 이른바 우리가 궤변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아마도 자신은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을 교육의 최고의 목적으로 삼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도 유사하지만 사실 그 당시에도 확고한 주장도 식견도 없었던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이러한 능변 이상의 무기가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불안한 정치적 사회적 상황 가운데 대중선동이 아닌 진정한 인간 내면의 이성- 바로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소크라테스의 말은 아테네 시민들에게는 낯설고 아테네의 신을 믿지 않는 자의 말로 들렸던 것이다. 오늘날에 있어서 인간의 이성이야말로 인류보편적인 정신적인 상황으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가치기준인데도 당시 사람들에게는 신적인 기준이 아닌 인간 내면의 이성, 바로 양심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이상하게 들렸던 모양이다. 인간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에 모든 사람들은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이 말이 왜 그다지도 사람들에게 낯설었던 것일까?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말들이 당시 아테네 젊은이들에게는 열렬한 지지와 환호를 받았던 것은 물론이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시민이었다. 아테네의 신을 믿고 있었고 진정으로 아테네를 사랑하였으며 그래서 혼란스러운 아테네가 새롭게 변화되길 바랐던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아테네에 대한 사랑이 바로 인류 보편적인 사랑으로 승화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테네 법정은 소크라테스에게 사약을 내렸다. '법은 정의다'라고 하지만 소피스트들의 말처럼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다'라는 말이 보다 현실적인 것은 아닐는지. 우리 사회도 소크라테스와 같은 사람을 죽이는 일이 없는지 한 번은 둘러보아야 될 것 같다.

[대전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31. 대전 서구 둔산 2동 일대 일식 면 요리
  2. 대전 유성구 어은동 아파트 화재…이재민 6명 발생·31명 대피
  3. [사설] 현대제철 노사 상생 방안 모색해야
  4. 깡통주택 140명 피눈물 흘릴때 명품소비 50대 전세 사기범
  5. "대전 시내버스 서비스평가 보조금 부정의혹 재수사하라"
  1. [사설] 대전시·LH 손잡은 전세사기 피해 지원
  2. 대전맹학교 졸업 윤민서 씨 아주대 심리학과 합격 "소외된 이들의 권익 위해 일하고 싶어"
  3. 천안의료원-천안시공무원노동조합 업무협약
  4. 세종시 골프장 인프라 확대...2029년 '힐데스하임CC·리조트' 가세
  5. 대전학교 AI 디지털교과서 신청률 20%… 시교육청 '비상대응반' 본격 가동

헤드라인 뉴스


尹, 헌재선고 임박… 충청 찬반 대립 첨예화

尹, 헌재선고 임박… 충청 찬반 대립 첨예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임박하면서 충청 정치권에서도 찬반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각하해야 한다는 여당인 국민의힘 측 주장과 인용을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 등 두 쪽으로 갈린 채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양 진영은 국회의원은 물론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원까지 총동원 돼 치열한 대결을 벌이고 있어 탄핵 심판이 어떻게 결과가 나오든지 심각한 후폭풍이 우려된다. 민주당기기초자치단체장협의회와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 이하 회의)는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세… 대전·세종은 하락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세… 대전·세종은 하락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오른 가운데, 대전과 세종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의 증가가 눈에 띄면서 아파트값 양극화가 공시가격에 그대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조사·산정한 전국 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 1558만 세대의 공시가격을 공개하고 4월 2일까지 소유자 의견을 받는다고 13일 밝혔다. 정부는 2023년 공시가격부터 3년 연속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현실화율)을 69.0%로 적용해 공시가를 산출했다. 이에 따라 시세 변동 폭만 공시가격에 반영됐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의 평..

4·2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3당 일제히 후보 등록… "내가 유성발전 적임자"
4·2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3당 일제히 후보 등록… "내가 유성발전 적임자"

4·2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주자들이 13일 일제히 공식 후보 등록을 마치고 승리를 결의했다. 더불어민주당 방진영, 국민의힘 강형석, 조국혁신당 문수연 후보는 이날 대전 유성구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번 보궐은 고(故)송대윤 전 대전시의회 부의장의 사망으로 치러진다. 보궐선거 특성상 다소 주목도가 떨어졌지만, 탄핵 정국과 맞물리며 정치적 의미와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 각 후보 캠프와 3당 시당도 이 같은 정국 상황과 맞게 선거전략을 수립하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구상 중이다. 우선 민주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머리 보호한 채 안전한 장소로 대피 머리 보호한 채 안전한 장소로 대피

  • 윤 대통령 탄핵 판결 임박…찬반 대립 첨예화 윤 대통령 탄핵 판결 임박…찬반 대립 첨예화

  •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레이스 본격화…첫 날 후보자 3명 등록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레이스 본격화…첫 날 후보자 3명 등록

  • 성큼 다가온 봄 성큼 다가온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