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 공식 첫 유세가 시작된 29일 대전 최고 격전지로 떠오른 대전 동구에 출사표를 던진 새누리당 이장우 후보와 민주통합당 강래구 후보, 자유선진당 임영호 후보, 무소속 송유영 후보 등은 지역구 주요 네거리 등지에서 저마다의 공약을 내세우며 표몰이에 나섰다.
이날 오후 2시 50분께 목척교 중간에선 분홍색과 파란색이 섞인 모자와 옷차림을 하고, 자유선진당 임영호 후보의 선거운동원 7명이 지나는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곳을 지나는 주민들의 시선은 이들 운동원을 외면하거나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새누리당 이장우 후보가 나선 가양네거리 유세도, 민주통합당 강래구 후보가 나선 원동네거리 유세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각 후보들은 출근길 큰 음악소리와 함께 지지 호소를 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바쁜 걸음을 재촉하며 이렇다 할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유세장에서 만난 주민들의 반응은 불신, 그리고 무관심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대동오거리에서 만난 한 주민은 “정치인들은 말만 많지 모두 가식적이라는 생각만 든다”며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와도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은 투표도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자유선진당 합동유세가 열린 으능정이거리에서 만난 상인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으능정이거리 한 상점 점원 김모(24ㆍ여)씨는 “현 정권이 (대북관계를) 하는 걸 보면 싫고 무섭다. 전쟁이 나는 꿈까지 꾸기도 했다”면서 “부모님도 툭하면 정치권은 맨날 자기들끼리 싸우기만 하지 국민들을 위해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한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차를 동원한 선거운동을 지켜보던 박모(65)씨도 “적지 않은 나이에 그동안 정치권을 보니 믿음이 갈 수록 안 가고, 젊은 사람들은 장난으로 투표하고, 나이 든 사람들은 후보자를 제대로 보기보다 그냥 아는 이름을 찍는 경우가 많다 보니 결국 엉뚱한 사람이 당선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는 제발 진짜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할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원동네거리에서 만난 최모(36)씨는 선거 때만 반짝 표 구하기에 올인하는 정치인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토로했다.
최씨는 “평소 안 그러다가 선거 때만 되면 표 달라고 시끌벅적하게 하고, 악수를 하다가 당선되면 현수막만 걸어놓고 주민들을 직접 만나려 하지 않는다”면서 “여권이든 야권이든 이런 모습은 똑같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전대 학생 이모(24)씨는 “아침부터 유세 때문에 시끄러워 짜증이 났지만, 이번 선거에서 만큼은 반드시 지역에 애정과 열정을 갖고 일을 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 관심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후보들은 자신의 공약을 남발하지 말고, 실현 가능성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대책 등을 내놓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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