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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구 중앙시장에 가면 시장의 역사만큼 오래된 순댓집을 만날 수 있다. |
대전 원도심의 중앙시장에도 옛정취가 그대로 남아있는 순대거리가 있다.
'순대좌판'거리는 순대를 파는 몇 명의 상인이 둥그렇게 앉아 영업을 하는 독특한 곳이다.
중앙시장 역사와 같은 세월을 보내 온 '순대좌판'거리는 사람들이 다니는 길목에 위치해 있고 양 옆으로 여러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이곳 상인들은 각자 하루의 판매량을 고려해서 순대를 갖고 오지만 모자랄 경우는 이웃집에서 빌려 오기도 한다. 집집마다 경쟁을 벌이며 손님들에게 '순대먹고 가라'고 외치지만 상인들끼리의 정은 어느곳보다 돈독하다.
상인들은 장사를 하면서도 서로 내 사람처럼 생각하고 느끼는 정이 각별하다고 말한다. 그런 정이 옆집 순대를 먹는다고 해서 시샘하기보다 같이 말동무가 되어 주기도 하고 서로 칭찬에 인색하지도 않다.
'순대좌판'의 메뉴를 보면 매끈한 막창순대, 꼬불꼬불한 대창순대, 곱창으로 만든 소창순대가 있다. 이곳에서는 1인분, 2인분에 얼마라고 하는 식의 영업보다는 '알아서 주세요'혹은 '얼마치 주세요'라는 표현이 더 익숙하다.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마음이 넉넉하다고 해야겠다.
이곳을 20여 년째 찾고 있다는 정모(61ㆍ중구 대흥동)씨는 “맛도 맛이지만, 이곳에 오면 고향집에 온 것처럼 반겨주고 말도 건네주는 주인아주머니들이 있어 자주 찾는다”며 “시간이 지나도 예나 지금이나 순대맛은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예전과 같은 영업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곳의 풍경은 항상 생동감이 있다. 어렵지만 어렵다고 하기보다 서로 이웃과 같이 의지하고 마음을 주는 넉넉함이 있어서 아닐까!
중앙시장 가득 풍기는 순대 향기 속에서 원도심의 정취도 한번 느껴보자.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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