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도 뽑아요? 후보가 도대체 몇 명이나 나오는 지도 모르겄네유.” “읍내도 좁은데, 여기저기서 쿵작쿵작, 너무 많아 누가 누군지도 몰러유.”
4ㆍ11 초대 세종시교육감 공식 선거운동 첫날 분위기다. 선거를 하긴 한다는데, 도무지 어떤 사람을 뽑는지 분간할 수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그럴 만도 하다. 오는 7월 공식 출범을 앞둔 세종특별자치시는 이번 국회의원 총선거와 함께, 초대 세종시장과 세종시교육감을 동시에 선출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치르는 만큼, 상당수의 지역민이 투표날짜는 정확히 알고 있지만, 문제는 어떤 선거에 어떤 후보가 나왔는지는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조치원역 앞에서 만난 노점상 정수만(59)씨는 “얼마나 떠들어대는데…. 선거일 모르는 사람은 바보지”라고 말했다. 옆에서 유세를 지켜보던 이정구(64)씨는 “근데, 몇 명을 뽑는겨? 너무 많아서 헷갈린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4ㆍ11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연기군에서만 14명에 달한다. 국회의원 6명, 시장 3명, 교육감 5명 등이다.
'세종시 교육감도 뽑는다'는 기자의 말에, “교육감도 우리가 해? 교육감은 저기 있잖아”라며 조치원역 반대편의 연기교육지원청 쪽을 가리켰다.
'선거'하면 '정치'를 떠올린다는 점에서, 국회의원과 시장은 그나마 낫지만, 교육감 선거는 여전히 관심 밖이다. 연기교육청 앞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백민애(57)씨는 “(교육감 후보는) 누가 누군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 빨강, 노랑, 파랑 등 눈에 띄는 정당 후보와 달리, 대부분의 교육감 후보는 잘 띄지 않고, 주요 거리 역시 정당 후보들이 장악하는 등 교육감 선거의 존재감은 미약하다.
진보교육감을 표방하는 최교진 후보 측이 민주통합당과 같은 노란색의 선거운동복과 플래카드를 활용하고, '행정수도 노무현, 교육수도 최교진' 홍보에 주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교육 문제에 무관심하지 않다.
꽃집을 운영하는 황순희(44)씨는 “아직 어떤 사람이 나왔는지, 자세히 모르지만, 후보의 스펙보다 자신의 공약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고 지역을 잘 알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동초 앞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조여진(42)씨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그러려면 국회의원, 시장처럼 정치적 영향력이 강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 후보 캠프 관계자는 “초반이라 잘 모르고 관심이 낮지만, 바닥에서는 토박이ㆍ보수와 인물ㆍ진보의 대결이 만만치않다. 특히, 국회의원, 시장 선거와 함께 치러지면서 정치적 변수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ㆍ연기=김공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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