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타이탄'은 메두사와 크라켄을 물리치고 안드로메다 공주를 구하는 스토리로 국내 관객 260만명을 끌어 모았다. '타이탄의 분노'는 이 '타이탄'의 속편. 속편의 법칙에 걸맞게 스케일은 엄청나게 커졌고, 괴력을 휘두르는 괴물들도 다양해졌다. 한 아이의 아빠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페르세우스는 아버지 제우스와 인류를 구하기 위해 다시 검을 잡는다.
영화 초반을 화염으로 뜨겁게 달구는 돌연변이 괴물 키메라 등 새롭게 선보이는 괴물, 크리처들이 단연 볼거리다. 키메라는 사자와 염소 머리에 용의 날개, 뱀 꼬리를 가진 괴물. 여기에 포세이돈이 미노스 왕에게 저주를 내려 탄생한 황소 머리의 반인반수 미노타우르스, 분쟁과 불화를 일으키는 전쟁의 여신이자 밤의 딸인 에리스의 자식으로 두 개의 몸을 지닌 마카이가 인류를 위협하고 페르세우스의 앞길을 막는다.
또한 제우스와 포세이돈, 하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가 화산처럼 거대하고 용암을 뿜어내는 위압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페르세우스는 절대 검과 행운을 빌어주는 나무 검을 비롯해 다양한 소재로 만든 1500여 개의 무기와 대형 투석기로 크리처들에 맞선다. 최고의 무기는 '트라이움 스피어'. 대장간의 신 헤파이토스가 제우스의 번개, 포세이돈의 삼지창, 하데스의 창을 합쳐 만든 신의 무기다.
전편에 이어 페르세우스 역을 맡은 샘 워싱턴은 인상적인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대역 없이 액션 연기를 소화하기 위해 혹독한 액션 트레이닝을 받았다는 후문. 제우스-포세이돈-하데스 역의 리암 니슨-대니 휴스턴-랄프 파인즈 또한 연기파 명성에 걸맞은 노련한 호흡을 보여준다.
거대해진 스케일과 격렬한 전투신, 빠른 리듬에 객석까지 넘나드는 화려한 3D효과는 눈이 아플 정도로 강렬하다. 특히 클라이맥스, 페가수스를 탄 페르세우스가 크로노스가 뿌려대는 용암을 피해가며 벌이는 최후의 싸움은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아찔하다.
1편에 쏟아진 비난을 의식한 듯, 인물간의 갈등과 화해에 초점을 맞춘 각본은 나름 노력한 흔적이 보이지만, '볼거리에 비해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비난은 이번에도 피하긴 어렵다.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신에 대항하는 인간을 그린 게임, '갓 오브 워'를 큼직한 스크린에서 한 판 플레이해 본 느낌이다. '월드 인베이전'에서 리얼한 CG 연출을 보여준 조나단 리브스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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