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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우리시대 외국인 아내와 산다는건…편견에 갇힌 세상은 행복도 짓밟고

  • 승인 2012-03-28 14:11
  • 신문게재 2012-03-29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연극 '하이옌'-내달 22일까지 소극장 고도

완벽한 인간상은 없다. 그저 표류하는 인간군들의 삶이 있을 뿐이며 고귀하고 절대적인 삶의 형식이 존재하지 않는 현대의 희극적인 삶을 풍자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사회의 모습을 꼬집어 보여주는 연극 '하이옌'이 다음 달 22일까지 소극장 고도에서 열린다. 연극 '하이옌'은 2009년 제1회 대전창작희곡 대상 수상작이자 2011 공연예술창작기금 지원사업 선정작품으로 지난해 열린 대전시민연극페스티벌 공연에 이어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됐다.

이 시대의 다문화 가정의 모습을 그리는 '하이옌'은 한 남자가 어느 날 사라진 외국인 아내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남편은 외국인 신부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편견 어린 시선을 받고, 아내 하이옌은 기침을 많이 한다는 이유만으로 바이러스 보균자라며 갑작스럽게 격리 수용된다. 영문을 모르는 남편은 아내를 찾으려 하지만 외국인 신부라는 상황 때문에 사회에서 오히려 아내를 버린 나쁜 남편으로 오해를 받고,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다.

그러나 남편은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경찰의 도움을 얻어 아내를 찾는다. 하지만, 경찰이 찾아준 여자는 아내 하이옌이 아니다. 경찰은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려 하고 처음의 아내 하이옌이라며 강요하기 시작한다. 결국 남편은 경찰의 술수에 넘어가 다른 여자와 살게 되고, 몇 년 뒤 하이옌이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는데….

부부는 잘못한 것이 없다. 하지만, 사회는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서 부부의 행복을 짓밟는다.

이 작품은 소문, 인터넷 댓글, 음모 등 개인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지는 상황을 통해 현시대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 시대의 이기주의적 인간상과 사회 모든 영역에서 서로를 이용하고 선동하며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작품의 세태. 관객들은 연극을 통해 진정으로 서로 사랑하고 아끼며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끔 한다. 평일 8시, 토요일 4시, 7시, 일요일 4시(월요일 공연없음)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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