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경찰간부 구속… 보조금 횡령 수사확대

검찰, 고발된 병원 경찰이 무혐의 처리 '정황 파악'

<속보>=검찰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천안 서북경찰서 전 간부를 구속한 가운데 A병원과 관련한 수십억원의 국고보조금 횡령사건을 경찰이 무혐의 처리했다는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전지검 천안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이완식)는 27일 자신이 평소 알고 지내던 사건브로커와 짜고 거액을 뜯어낸 서북서 K(38) 전 간부를 변호사법위반과 공무상 비밀누설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K 전 간부는 지난해 4월 자신의 경찰대 출신 선배인 L 총경으로부터 아산 A병원의 인수과정에서 발생한 고소사건을 잘 처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고소인 Y씨에게 접근, 사건브로커 G씨와 함께 같은 해 10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1900여만 원을 갈취한 혐의다.

검찰은 또 A병원사건 이외에도 K 전 간부의 또 다른 범행사실을 밝혀내고 알선수재혐의로 추가기소할 예정이다. 아울러 검찰은 2010년 A병원의 국고보조금 횡령고발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무혐의 처리했다는 정황을 잡고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비영리법인인 A병원은 당시 보건복지부로부터 기채승인을 얻어 이를 담보로 은행권에서 수십억원의 대출을 받아 토지를 매입하는 등 불투명하게 사용하거나 거액의 탈세 의혹이 제기돼 경찰에 고발됐다.

하지만, 경찰은 이를 무혐의로 송치했고 검찰은 병원 측과 경찰 간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를 수사 중이다. 수사를 맡은 아산 경찰관계자는 “A병원의 고발사건이 접수됐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당시 조사관도 서울로 발령난 상태”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K 전 간부는 A병원사건 이외에 또 다른 사건에 대해서도 잘 처리해 주겠다며 300만~400만원 가량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며 “A병원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