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교육은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개념화한 말로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켜야하는 어른과 가족에 대한 예의이고 배려였다. 대가족사회에서 가정과 사회의 질서를 지켜가는 바탕이 되는 일이었다. 친구간의 다툼도 “싸워야 큰다”든지 “아이들은 싸우는 가운데 우정도 싹트고 진정한 친구가 된다”든지 하면서 하나의 신체적이고 정신적으로 성숙하는 과정으로 인식해왔다. 그러나 요즈음은 친구들과의 다툼이 서로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인생에 큰 상처를 주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파멸의 길로 치닫도록 하기 때문에 학교폭력이라고 개념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바로 가족 간의 만남과 대화부족, 정화작용의 부재, 갈등의 조정기능상실 등에서 밖으로 분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일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 선조들이 가정에서 실천해왔던 밥상머리예절을 조금이라도 실행 할 수 있다면 우리 아이들의 예절과 상대방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 등을 일구어 보람된 학교생활은 물론이고 풍요로운 미래를 기약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
우리 선조들은 밥상을 받고 밥을 먹을 때 웃어른께서 자리에 아직 앉지 않으셨거나 수저를 들지 않으면 절대로 먼저 수저를 들고 밥을 먹지 않았다. 웃어른께서 먼저 진지를 드셔야 비로소 밥을 먹기 시작하였다. 밥을 먹으면서 허튼 말을 하거나 많이 하지 않았으며, 반찬을 뒤적이거나 속을 파먹는 일도 용인되지 않았다. 반찬은 놓인 대로 겉으로부터 깔끔하게 집어먹도록 했다. 입맛에 맞는 음식이 있다하여 그 음식만 먹어서도 안 되었고, 웃어른들이 잘 드실 수 있도록 앞쪽에 놓아드리는 일은 있어도 맛있다고 자신의 앞쪽에 당겨놓고 먹어서도 안되었다.
식구가 많아서 아직 밥상을 차리지 못한 가족이 있다면 당시로서는 귀한 음식이었던 생선반찬을 보이는 쪽만 조금씩 떼어먹고 절대로 뒤집어서 전부 먹어서는 안됐다. 다음 가족들을 위한 배려였다. 이러한 일을 이름하여 '상물림'이다.
가족 가운데 늦게 들어오는 가족이 있으면 밥그릇을 따뜻한 이불속에 묻어두기도 했다. 굶주린 거지가 밥을 청하면 물리치지 않고 밥상을 차려주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여름철이 되면 찬밥(한식)을 먹어 에너지절약을 했다. 겨울에는 점심을 먹지 않기도 했으며, 개밥은 두 끼만 주는 것이라는 가르침으로 근검절약하는 마음도 길러주었다. 이렇듯 밥상에 가족들이 모두 모여 밥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대를 이어 익히고 지켜왔던 밥상머리교육은 우리 겨레의 벼리요, 지속가능성 그 자체였다.
정동찬ㆍ국립중앙과학관 전시개발과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