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핵안보정상회의는 국가 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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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핵안보정상회의는 국가 대사다

  • 승인 2012-03-25 17:16
  • 신문게재 2012-03-26 21면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26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세계 53개국 정상과 4개 국제기구 수장이 참가해 테러집단으로부터 핵물질과 핵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북핵 문제 해결 과제를 안고 있고, 원전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핵안전을 논의하는 글로벌 거버넌스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의의는 결코 작지 않다.

핵안보정상회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009년 프라하 '핵 없는 세상' 연설을 계기로 이듬해 워싱턴에서 처음 열렸다. 워싱턴 회의는 고위험 핵물질 감축, 불법거래 방지 노력 등에 합의했지만 다분히 선언적 수준에 머물렀다. 서울 회의는 훨씬 진전된 실천 내용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결실은 정상들의 '서울 선언'에 담긴다.

서울 회의가 국제적으로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1주년에 즈음해서 열리기 때문이다. 후쿠시마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잊고 있었던 원전의 원초적 위험을 다시 일깨웠다. 의장국으로서 핵 안보만 다루자는 일부 국가를 설득해 원자력 안전을 주요 의제로 삼은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런 만큼 원전의 안전한 관리를 위한 국제 협력 방안을 도출해내는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가야 한다.

사실 북한의 핵무기나 미사일 문제 등은 회의의 주제가 아니다. 그러나 북한이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이번 회의는 북한의 무모한 핵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고 자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6자회담 참가 5개국 정상이 오는 만큼 북한 핵 위협에 대해 관련국 간 공통분모를 최대한 넓혀야 한다.

서울 회의는 무분별한 핵확산을 막고 투명한 감시체제를 갖추자는 회의다. 핵의 안전한 관리와 평화적 이용을 바란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국가 위상을 높일 기회도 되는 국가 대사(大事)다. 매끄럽게 잘 치르도록 힘을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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