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곳곳에서 고졸 채용 바람이 불면서 '학력의 벽을 허물자'는 사회적 요구가 거세다.
정부 주도 하에 공무원과 공기업은 물론, 화이트칼라 등이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고졸 등용문을 넓히는 등 학력이 아닌 '실력' 지상주의가 부활하는 형국이다.
정부는 올해 모든 공공기관에서 고졸자 2350여 명이 채용하기로 했다. 전체 신규 채용 1만4600명의 16% 수준이다.
자치단체와 공기업, 정부출연기관 역시 고졸 채용에 힘을 보태고, 금융권과 제조업계 등에서도 특성화고 졸업생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올해 30대 그룹의 고졸자 채용은 지난해보다 6.9% 늘어나면서 학력의 벽을 허물고, 실력 위주의 인재채용 문화가 다시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대전여상과 천안여상을 비롯해 동아마이스터고, 충남기계공고 등 대전ㆍ충남의 특성화고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에서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대학 간판에 대한 차별은 다소 줄었다고 할 수 있지만, 곳곳에서 고졸과 대졸의 차이는 여전하다.
실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여정연) 주최로 열린 한 세미나 자료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심각한 차별로 생각하는 것은 '학력 및 학벌 차별'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국 16개 광역시ㆍ도민 94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29.6%가 학력이나 학벌 차별이 가장 심하다고 답할 정도다. 김태홍 여정연 선임연구위원은 “각종 차별 문화는 오랫동안 집단별로 굳어지면서 형성된 것으로 쉽게 변화하기 어렵다”며 “사회적 인식 변화와 공감대, 그리고 법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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