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로 |
그러나 이번엔 남편 장례를 치르고 일주일 뒤에 죽겠다던 희정이 말기 암 판정을 받는다.
민호는 아내에게 함께 목숨을 끊자고 제안하는데. 아내 없는 세상에서 살기보다는 행복하게 죽고 싶다는 남편의 말은 존엄사 논쟁을 건드릴 듯하다.
그러나 그런 논쟁과 관계없이 영화는 줄곧 차분하고 따뜻하다. 눈물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일상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노련한 배우 주현과 예수정의 빼어난 연기만으로 작품을 선택할 이유는 충분하다.
▲ 달팽이의 별 |
영화는 “태어나서 한 번도 별을 본 적이 없지만 한 번도 별이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는 영찬씨가 순호씨의 눈과 귀를 빌려 세상을 자각하는 과정을 그린다. 영찬씨는 남들과 다른 자신을 우주인에 빗댄다.
그래서 지구는 그들에게 '달팽이의 별'이 된다. '가장 값진 것을 보기 위해 눈을 닫고 있는 것' '가장 참된 말을 하기 위해 입을 닫고 있는 것'이란 영찬씨의 글, 떨어지는 빗방울에 손을 내밀고, 나무를 온몸으로 끌어안는 영찬과 순호의 감정이 이 영화를 오롯이 완성한다.
두 편 모두 대전아트시네마 상영 중. 상영시간을 확인하고 가시길. 042-472-1138.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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