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1960년 만해도 65세 노인의 인구가 전체인구의 2.9%에 불과했고 1980년대에도 3.8%로 비교적 노인인구의 비중이 많지 않았다. 1990년대에는 5%로 늘어나면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2000년대에는 7%로 고령화사회가 되었고, 2010년 현재 고령인구의 비율은 11.0%로 14%의 고령사회에 진입하려고 하고 있다. 평균수명이 긴 나라가 선진국이고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를 상징한다는 의미에서 장수는 인간의 소망이기도 한 반면, 고령에 따르는 질병ㆍ빈곤ㆍ고독ㆍ경제적비용 등에 대응하는 사회경제적 대책이 고령화사회의 당면 과제다.
모친이 며칠 전에 8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셨다. 그러나 80세까지는 정상적으로 나머지 5년은 치매와 노환 등 여러 가지 질병으로 고생하셔서 실제는 80세까지 사신 것으로 생각한다. 치매인줄 모르고 어머니의 말씀을 곧이 듣고 형제간, 친척간에 말다툼은 물론 오해를 산적도 많아 불편한 적도 많았다. 이러한 일은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우리 가족에서만의 일이 아닌 한국사회에서의 일반적 사회 현상이라 생각한다. 이런 경우에는 가족 상호 간의 보살핌이 필요했고 치매가 좀 더 진행되면 가족이 분열되는 경우도 많다.
이것보다 더 진행되면 사람을 알아보는 인지능력이 없는데도 계속 보살핌이 필요한가 보살핌의 중지가 필요한가도 가족간의 분쟁이 돼 고령화사회에서 우리들이 겪는 한 단면이되기도 한다.
치매로 새로운 어머니의 모습을 발견한 우리는 충격을 받았고 이러한 사건은 실버산업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실버산업에는 홈케어 서비스, 중간보호시설, 요양시설, 노인전용 의료서비스산업, 케어 하우징의 절차운영사업, 실버식품, 실버의복 등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유료제도는 존재하나 국가적인 노인복지제도가 매우 미흡하고, 노인들에 대한 지원 대책이 부족한 시점에서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에서는 고령후기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노인생활조력센터가 있고 일본에서는 혼자생활하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개호보험제도가 발달되어 있어 우리도 국가 차원에서 투자가 활성화된 실버산업과 실버정책의 육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65세에서 75세의 일자리도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맥도날드 햄버거 가게 종업원으로 실버층이 등장했고 일본에서 편의점과 일반가게에도 실버층이 등장한다. 우리는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단계에서도 아직 한창 일할 50대 후반이 일자리가 없이 어떻게 30년을 더 살아야 하는가? 우리의 실버층은 준비없이 노후를 맞이하다보니 사회전체가 불안하다. 정말 실버정책이 필요한 시기다.
필자가 어렸을때 기억으로는 어머니는 닭발을 좋아하셨다. 그래서 취직한 후에 닭발을 많이 사서 드렸더니 안좋아 하신단다. 의아해서 그 이유를 여쭈었더니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서 본인이 닭발을 드신 것 뿐이지 실상은 안좋아 하신 것이다. 필자가 한국전통시장학회장자격으로 TV에 출연하여 SSM(기업형슈퍼마켓)의 문제점을 지적한후 어머니는 아들이 자랑스러워 SSM이 뭐냐고 질문하셨을 때 어디부터 설명할지 몰라 대충설명 했던 것이 후회스럽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할 때 마다 생각나는 불효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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