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신장기금' 줄세우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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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신장기금' 줄세우기 논란

중구, 우수학교 2억원 지원… 전교조 “학력경쟁 심화” 반발

  • 승인 2012-03-21 18:22
  • 신문게재 2012-03-22 6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대전 중구청의 학력신장지원기금 사업을 놓고, 학교 줄 세우기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중구에 따르면, 고교 경쟁력 강화와 우수고교 육성을 통한 도시성장 발판 마련과 우수 인재의 지속적 양성기반 조성으로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올해부터 학력신장지원기금 사업을 시작했다.

대상학교는 모두 14곳(일반고 10, 특성화고 4곳)이다. 학교별로 2개 분야(학교 진로ㆍ진학, 학력신장)의 성과를 평가, 심사한 후 우수학교를 선정한다.

선정 기준은 주요대학 진학자 수와 4년제 대학 진학률, 특성화고의 경우 취업률과 대학진학률, 마지막으로 국가수준학업성취도와 학교 향상률 등이다. 1개 분야에 1억원씩 모두 2억원을 지원하며 중복 선정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 전교조 대전지부는 21일 성명을 내고 “중구청이 학교를 1등부터 꼴찌까지 줄을 세우고 성과에 따라 연간 2억원의 돈을 지원하는 비교육적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 대전지부(지부장 권성환)가 문제로 지적하는 건 선정 기준이다. 공모계획과 세부 성과지표 등을 보면, 진로ㆍ진학 우수학교와 학력신장 우수학교 선정 기준에서 성적이 주요 잣대라는 게 전교조의 주장이다.

실제, 진로ㆍ진학 우수학교는 주요 대학 진학지수(35%)와 4년제 대학 진학률(35%)이, 학력신장 우수학교도 학업성취도(30%), 과목별 학업성취 학교향상도(40%)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전교조는 “살인적 학력 경쟁을 심화시키고 학교 간 서열화를 조장해 학교 현장을 황폐화시킬 위험이 커 폐기해야 한다”며 “기금은 학력신장이 아니라 교육환경 개선 등 교육복지에 쓰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구 관계자는 “열악한 재정 여건에서도 지역교육을 위해 의욕적으로 하는 사업”이라며 “학교 발전과 인재 육성은 물론, 장기적으로 중구와 대전의 미래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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