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전문학관에 따르면 문학관 내부 1층에는 기획전시실ㆍ세미나실이, 2층에는 상설전시실ㆍ문인사랑방(열람실)이, 수장고에는 지역 문인과 주민들이 기증한 1만여 점의 자료가 보관돼 있다. 지난 20일 대전시의회 임시회를 통해 '대전문학관 조례안 및 민간 위탁 동의안'이 통과됐지만, 문학관 개관을 위한 운영비, 인건비 등 예산은 9월 이후에나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문학관 수장고에는 개관 이후 현재까지 수백여 개의 박스에 1만여점의 귀중한 향토문학사료가 방치돼 있는 셈이다. 작품 훼손을 막기 위해 24시간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함은 물론 도난 방지를 위해 기밀문과 통제시설로 이루어져 있는 게 일반적인 미술관과 박물관의 수장고 모습이다.
반면 문학관 수장고의 경우, 박스 속에 쌓아 놓은 문학자료의 최소한 훼손방지를 위해 항온항습기 2개와 함께 주 3회씩 환기를 시켜주는 것으로 손상을 막고 있는 것이 전부다.
더욱이 겹겹이 쌓여 있는 상자 속 기증 자료들은 문서 간 손상을 막는 습지도 없이 바닥에 그대로 놓여 있다.
하지만, 내부 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 확보는 오는 5~6월 진행될 추경예산 심의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수장고 속 문학자료 손상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 한 문인은 “필요한 제습장치 등이 열악한 상태에서 기증받은 작품을 관리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항온 항습기가 가동된다 하더라도 상자 속 쌓아 놓은 문서들을 꾸준히 관리하고 살균ㆍ소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수장고 내 서고(모빌렉)설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술관의 한 학예사는 “영하의 건조한 겨울이나 고온다습한 여름은 자칫 문서에 균열이 가거나 곰팡이가 나기 쉬운 철”이라며 “가장 좋은 방법은 이동식 모빌렉을 설치하고, 문서들을 겹쳐 놓았을 때는 습지 등을 넣어 곰팡이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학관 관계자는 “자료관리에는 문제가 없고, 지난달 모빌렉 설치를 위해 업체와 상의가 된 상태”라며 “현재 예산이 마련되지 않아 진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확보되는 대로 바로 설치 할 수 있도록 준비를 끝마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