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을 돌며 아파트 109곳을 털어 수십억원의 금품을 훔친 절도범을 검거한 20일 대전지방경찰청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
3년간 전국의 아파트 100여 곳에서 무려 11억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호화생활을 즐기던 30대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대전지방경찰청은 20일 전국을 돌며 아파트 100여 곳을 털어 11억여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 등)로 A(37)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0년부터 최근까지 서울과 대전, 부산, 광주 등 전국 109곳의 아파트에 침입해 귀금속과 핸드백, 시계 등 11억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건설현장 등에서 주로 쓰는 노루발못뽑이(일명 빠루)와 일자 드라이버를 이용해 잠겨있는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침입, 금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또 발각될 경우 도망치기 쉬운 5~6층을 범행대상으로 정해 부녀자들이 자리를 비우는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금품을 훔쳐왔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A씨는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공범을 바꿔가며 범행을 저질렀고, 동내 선ㆍ후배들에게 범행수법까지 교육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이밖에 대포폰과 대포차량을 이용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교체하고,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주거지를 최근 7개월간 6차례에 걸쳐 옮겨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훔친 귀금속 등을 팔아 현금을 마련한 A씨는 외제차량을 구입해 타고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즐겼다.
치밀한 범행을 이어가던 A씨는 공범 B(38)씨가 경찰에 붙잡히면서 꼬리를 밟혔다.
B씨는 A씨와 전국을 무대로 37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으며, 경찰은 B씨를 추궁한 끝에 A씨의 인적 등을 파악,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범행기간과 대상을 볼 때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판단돼 여죄를 수사 중”이라면서 “현관 출입문의 옆 문틀이 벽면 보다 튀어나오지 않게 안전조치를 취하는 등 스스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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