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골목경계 “더는 못참아”

  • 정치/행정
  • 지방정가

황당한 골목경계 “더는 못참아”

집앞 보건소 '그림의 떡' 행정관할 달라 주민불편 도둑 잡아도 '관할' 타령

  • 승인 2012-03-19 18:11
  • 신문게재 2012-03-20 2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동ㆍ대덕구 구간경계선 몸살

▲ 구간경계가 지나는 골목의 오른쪽은 동구, 왼쪽은 대덕구여서 주민불편과 행정력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
▲ 구간경계가 지나는 골목의 오른쪽은 동구, 왼쪽은 대덕구여서 주민불편과 행정력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
<속보>=주민생활권이 반영되지 않은 동구ㆍ대덕구의 경계선은 행정ㆍ치안ㆍ우편ㆍ보건 등 주민생활 전반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반면, 구간경계선이 지나는 골목은 음식물쓰레기 수거부터 우편물 배달에 가로등 관리까지 소속을 달리하는 기관에서 두 번씩 이뤄지는 행정낭비도 발생하고 있다.

19일 찾은 오정동의 대덕구청과 홍도동의 동구보건소 사이 한 골목은 꾸불한 구간경계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홍도육교에서 호남선 철도를 따라 내려오던 동구-대덕구의 구간경계선은 이곳 주택가에서 샛길로 빠져나와 철도 옆 주택 40여 채를 대덕구에 편입시키며 대전천으로 이어진다.

대덕구에 주소를 둔 주택 40여 채는 철길에 막혀 오정동과 생활권이 단절됐고, 주택가 정면에 마주한 동구 홍도동과는 구간경계선으로 분리된 섬에 가까운 상태였다.

골목의 오른쪽은 동구이고 왼쪽은 대덕구이다 보니 음식물쓰레기와 종량제봉투 수거는 동구ㆍ대덕구 소속 환경관리요원이 2번, 우편물도 소속을 달리한 우체국에서 2번 다닌다. 골목의 오른쪽 보안등은 동구청에서 관리하고 왼쪽 보안등은 대덕구 관할이다. 때문에 구간경계선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당황스런 일을 경험하게 된다.

이곳에서 만난 정용부(67ㆍ대덕 오정동) 씨는 “몇 해 전에 마을에 도둑이 들어 범인을 붙잡아 지구대에 연락했는데 범행장소가 구간경계선을 넘어 자기네 구역이 아니라며 다른 지구대에서 다시 출동하는 일이 있었다”며 “다급한 상황에 가까운 곳에 연락하지 누가 행정구역을 생각해 신고할 수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박인호(50)씨는 “이곳에서 동구보건소까지 걸어서 5분인데 행정구역이 다르다고 버스로 1시간 걸리는 대덕구보건소까지 찾아가야 한다”며 “광역시 안에서 행정서비스는 동등하게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지역은 그렇지 않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주은수(동구 가양동)씨는 “경계가 지나는 골목에 누군가 상습적으로 쓰레기를 쌓아놔도 어느 구청도 앞장서 단속하지 않고 CCTV를 놓자고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불합리한 경계선에 불편을 겪는 주민이 많지 않고 목소리도 작아 개선되지 않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현상은 가양비래공원에서 대전천까지 골목으로 이어진 동구-대덕구 구간경계선(7㎞) 주변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3.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4.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