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동 고교신설' 교육청 손놨나

  • 사회/교육
  • 교육/시험

'태평동 고교신설' 교육청 손놨나

“부지마련위해 인근초교 통폐합” 전제조건 제시… 주민합의 등 논의 뒷짐

  • 승인 2012-03-18 16:36
  • 신문게재 2012-03-19 6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대전교육청이 태평동 고교 신설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신설 부지 마련을 위해 제기된 인근의 초등학교 통폐합에 대해 주민 전체의 합의를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채 뒷짐만 지는 모양새다.

총선을 앞두고 지역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초교와 고교 학부모 등 주민 간 갈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교육청의 관망세에 한 몫하고 있다.

18일 지역교육계에 따르면, 중구 태평 1ㆍ2동과 유천동 일대에는 모두 5곳의 초등학교와 1곳의 중학교가 있지만, 고교는 단 한 곳도 없다.

2011년 현재 학교공시 자료상, 5개 초교 중 버드내초 1410명, 신평초 902명, 원평초 536명, 유평초 704명, 태평초 977명 등 모두 4529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유일한 중학교인 태평중에도 1342명이 재학 중이지만, 이들이 진학할 고교가 없어 모두 인근의 고교로 흩어지고 있다. 일부 주민이 고교 신설을 요구하며 학교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집단행동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청은 학교 부지는 물론 예산도 없는 상황에서 신설이 어렵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부지가 있어도 신설보다는 다른 고교를 이전하는 방법이 우선 검토 대상이다.

주민 일부가 초교 통폐합까지 내놓으며 고교 설립을 요구했지만, 전체 주민의 합의가 아니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게 교육청의 입장이다.

주민 A씨는 “지역사회에서는 오랫동안 제기해온 문제다. 신설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진척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권선택 의원과 자치단체, 시의원 등까지 신설 요구에 동참한 것 역시 이런 이유에서다.

권 의원은 지난 1월 열린 의정보고회에서 “시장과 시교육감 등과 협의해 올해 태평동에 고교 신설 계획을 확정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대전교육청도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은 잡았지만, 쉽지 않은 조건을 제시하며 한 발을 뺀 상황이다.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초교를 통ㆍ폐합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다시 말해, 초등학생 학부모와 고교생 학부모를 주축으로, 성사되기 어려운 지역주민 간 합의를 주문한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교육청 차원에서는 진행 중인 논의가 없다. 지역주민 전체가 합의한 후에 (우리가) 언급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지역교육계 관계자는 “어느 부모가 어린 자녀의 다닐 학교가 없어지는데, 가만히 있겠느냐”며 “합의는 사실상 어렵다. 교육청도 짐작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