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개발이 가속화 되면서 이에 따른 지역갈등도 속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역갈등의 원인은 서로 좋은 것은 우리지역에 유치하거나 만들려 하고, 나쁜 것은 들여놓지 못하게 하려는 생각 때문에 빚어진다. 자기지역에 혐오시설의 입지를 반대하는 '님비현상(Not in my back yard)'과 편리한 생활기반 시설을 자기지역에 유치하려는 '핌피현상(Please in my front yard)' 등 두 가지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최근 지역갈등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금강하굿둑의 해수유통 문제를 둘러싸고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의 지역갈등을 들 수 있다.
1990년 정부가 농업ㆍ공업용수 공급과 홍수 예방을 위해 설치한 금강하굿둑. 금강하구에서 바닷물이 밀물과 썰물에 따라 민물과 섞여야 하지만, 둑이 설치되면서 해수 유통이 막히게 된 것.
서천군이 환경훼손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군산시와의 지자체 간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서천군 측은 수질오염과 토사 퇴적으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막으려면 물길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군산시 측은 해수를 유통시키면 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농업ㆍ공업용수로 쓸 수 없게 돼 용수난으로 산업활동에 큰 차질이 발생한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금강 관련 지역갈등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다. 바로 용담댐 건설 문제다. 충남도는 댐이 건설되면 상류지역의 물길이 막혀 수자원 고갈 문제를 들어 반대해 왔으며, 전북도는 수자원 확보로 찬성하면서 수년간 지역갈등이 빚어졌고 아직도 앙금이 가시지 않았다.
2005년에는 호남고속철도 분기역 유치를 놓고 대전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이 갈등을 빚으면서 '사분오열'하기도 했다. 분기역이 오송역으로 선정된 후에도 탈락지역의 반발은 한동안 계속됐다.
편리한 기반시설을 유치하려는 '핌피현상'의 대표 사례라 할 수 있다. 갈등 문제의 가장 합리적인 해결 방법은 당사자 간 대화를 통한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금강 해수유통 갈등 문제의 경우 한 사안을 둘러싼 관점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의 생각과 양보 없이는 해결되기 어렵다.
따라서 이견을 좁히기 위한 대화 창구를 마련하고 적극적인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것.
충남발전연구원 산하 상생갈등관리포럼 정종관 센터장은 “충남도와 서천군은 수질오염 등 생태환경 부분에 신경을 쓴 반면, 전북도와 군산시는 용수 확보를 위한 수자원 쪽에 집중하다 보니 금강 해수 유통 관련 생각의 차이로 지역갈등이 일어난 것”이라며 “어떤 방법이 좋은지는 결론 내리기 쉽지 않다. 어느 한 쪽의 생각이 옳고 그르다고 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때문에 양쪽의 의견을 좁혀 합의점 도출을 위한 ‘논의의 장’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면서 “관보다는 민의 주도로 적절한 절차를 통해 유통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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