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ㆍ부산ㆍ대구ㆍ인천ㆍ광주의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정부기준이 없어 대전처럼 방독면 비치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역마다 방독면 비치기준 및 보유개수도 제각각이다.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사건 후 일부 지자체와 소방방재청이 지원을 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내구연한이 5년인 화재용 방독면의 수명이 다해 지하철 관리기관마다 속을 썩고 있다. 기준이 없어 예산마련도 쉽지 않은 이유다. 내구연한은 화재용은 5년, 화생방용은 10년 정도다.
▲화재용ㆍ화생방용 겸비한 곳= 대구 지하철은 2개 노선에 56개역, 역사당 200~650개 정도의 방독면을 비치했다. 화재용의 수명이 다해 최근 조달구매를 의뢰했고 이달 8400개의 화재용방독면을 추가 구매했다. 역사당 화재용, 화생방용을 혼합해 비치했다.
서울 1~4호선을 관리하는 메트로, 5~8호선을 관리하는 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 각각 화재용 방독면을 구매했다. 메트로는 2만400여 개, 도시철도공사는 2만8000여 개를 구입해 역사당 200여 개 안팎으로 방독면을 비치했다. 인천 지하철도 역사당 120~360개 등 총 1만600개의 방독면을 비치했다. 1개 노선에 19개 역인 인천 지하철은 화재용과 화생방용을 각각 비치해 놓고 있으며, 인천시와 자치구에서 직접 구매를 지원해줬다.
▲화생방용만 비치한 곳=대전과 사정이 비슷한 곳은 부산과 광주다. 이 지역은 화재용 방독면의 수명이 끝나자 추가구매 없이 화생방용만 준비돼 있다. 부산 지하철은 4개 노선 108개 역사로 한 역사당 100~300개의 방독면을 비치해 총 1만2188개가 비치돼 있다. 부산 지하철은 그동안 시, 자치구에서 구매해줬지만 화재용 방독면 수명이 다해 지난해말 전량폐기했다. 올해부터 지자체의 지원이 없어지면서 자체구매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부산 지하철 관계자는 지자체와 협의중이며 화재용 방독면을 추가 비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주 지하철도 역사당 120~130개 등 3300개의 방독면을 비치했다. 다만 공사의 예산이 아닌 2004년 개통 초기 지자체, 소방방재청의 지원으로 방독면을 비치했다.
화재용의 5년 수명이 다하자 전량폐기했고 화생방용만 비치된 상황이다.
광주는 1개노선에 모두 19개역이며 추가 구매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은 역사당 20~40개 등 630여개로 타지역과 비교할 때 가장 적은 개수의 방독면이 비치돼 있다.
도시철도공사의 한 관계자는 “지하철역 방독면이 천덕꾸러기 처지에 놓인 것 같다. 대구화재참사 후 비치했지만 전시행정 지적도 꾸준하다”며 “소방방재청에 기준마련을 요청했지만 답변이 없다. 화재용 방독면을 준비하자니 기준이 없어 예산이 걸리고, 그냥 없애자니 여론이 의식된다”고 말했다.
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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