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량리 동백나무숲을 멀리서 바라본 모습. 뒤편으로 하얀파도, 그리고 파란 바다와 하늘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해준다. |
국내 대표적인 동백꽃 여행지는 8곳. 보길도 세연정과 공룡알 해변, 여수 향일암, 여수 오동도, 거제 지심도와 공곶이,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숲, 강진 백련사 등이다. 이 중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 숲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북단에 있는 동백꽃 군락지다.
보길도 세연정은 동백나무 고목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고, 세연지라는 연못에 꽃송이들이 흩어져 둥둥 떠다니며 시선을 모으는 '화려'한 곳이라면 마량리 동백나무 숲은 '소박하지만 연민을, 또 애정'을 불러일으키며 동백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는 곳이다. 이 곳 앞바다에는 산이라고 하기에는 좀 작은 언덕이 하나 있는데 온 언덕이 동백나무로 우거져 있다. 정상에 오르면 드넓은 서해바다와 선혈이 무색하리만치 화려하게 붉은 동백나무 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량리 동백나무숲은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돼 있다. 다른 보온시설이 없이 자생하는 동백나무 군락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북단에 있다고 한다. 이 숲에는 300여년 전 마량 첨사가 꿈을 꾼 뒤 바닷가에 있는 꽃뭉치를 많이 증식시키면 마을에 항상 웃음꽃이 필 수 있다는 영감을 받고 바닷가에 가보니 정말 꽃이 있어 증식시킨 것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그 뒤 마을사람들은 매년 음력 정월에 이곳에 모여 풍어와 해상의 무사를 비는 제사를 지내고 있다.
동백나무 숲에 둘러싸여 한 가운데 있는 정자는 이름도 '동백정'이다. 과거에는 선비들, 지금은 연인과 가족들의 멋진 휴식처이자, 데이트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동백정 밑에는 상당히 넓은 잔디밭이 있어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사진에 담으면 잊지 못할 추억을 아로새길 수 있을 것이다. 동백정 현판은 고 박정희 대통령이 쓴 것이라고 한다. 동백정 양 옆으로는 푸른 해송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데 소나무와 어우러진 바다는 마치 조선시대 화가의 한국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동백정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그림같이 솟아있는 작은 섬 오력도가 보인다. 서해바다는 얕고, 탁하게만 생각했던 이들은 동백정에서 바라본 깨끗한 바다에 신선한 충격과 기쁨을 맛볼 수 있다. 해가 질 때 오력도 앞으로 작은 배들이 지나면 정말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이 곳에는 또 꽃모양의 수돗가가 있다.
돌을 꽃모양으로 깎아놓은 수돗가는 촌스럽지 않고, 적당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동백나무숲과 잘 어울려 아이들이 좋아한다. 동백나무는 원래 7m까지 자라는 난대성상록활엽수지만 마량리 동백나무숲은 강한 바람 때문에 키가 크지 않고, 옆으로 2m 내외의 높이로 아담하게 퍼진 형태를 이루고 있다.
아이들은 이렇게 낮은 동백나무 군락을 보며 한 때 어린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텔레토비' 집을 떠올리기도 한다. 뒤쪽으로 서천 화력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이 점만 빼면 앞으로 잔잔한 서해와 어울린 동백의 모습은 겨울을 지나 봄으로 접어드는 지금 정말 멋진 풍광을 이룬다. 마량리 동백나무숲 여행은 서해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마량포구여행은 물론, 서천 해양박물관 여행과 연계해 다녀오기 좋다. 여기에 주꾸미샤브샤브나 서천읍내의 굴칼국수까지 함께 하면 볼거리와 먹거리를 모두 갖춘 정말 멋진 여행이 될 것이다.
서천해양박물관, 홍원항, 부사방조제, 비인 5층석탑, 금강하구둑, 금강호, 한산모시관, 문헌서원
●먹거리
마량포구를 중심으로 근처에 있는 대부분의 식당은 주꾸미요리를 전문으로 한다. 주꾸미요리는 끓는 육수에 살짝 삶는 샤브샤브와 미나리와 여러 야채를 넣고 얼큰한 양념에 버무려 볶는 전골이 있다. 이 밖에 두루치기와 무침도 나무랄 데 없다.
●가는길
경부고속도로는 서울에서 출발해 대전(회덕IC:호남고속 도로 3번고속도), 논산(국도 68번), 강경(지방도613번), 서천, 서면(마량포구) 등으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서울에서 출발해 대천IC, 춘장대IC, 서면, 마량포구로 가면 되며,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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