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지역경제에 악재가 있는가 하면 호재도 있다. 충남과 충북의 경우 한ㆍEU 자유무역협정에서 그랬듯이 자동차와 전자 업종에는 수출 여건이 좋아져 서광이 비치지만 농축산업과 바이오제약 부문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또 지역 서비스산업 경쟁력에 좋을 거라지만, 서비스산업 경쟁력을 갖춘 훗날의 일이다.
따라서 수혜업종의 경제 효과에만 도취돼 피해산업 지원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예상해 왔던 대로 단연 우려되는 쪽은 축산, 과수, 곡물 등 농업 부문이다. 지자체가 내놓은 품목별 대응방안이 직격탄을 맞을 농가에 얼마나 도움될지는 회의감이 들 정도다. 특정 품목만이 아닌 농업 경쟁력 전체를 끌어올리는 일도 화급한 문제다. 설상가상으로 농업은 물론, 충남의 밤과 표고 등 임업에 더 큰 위협이 될 한ㆍ중 FTA가 기다린다.
안희정 충남지사의'FTA는 임진왜란'이라는 표현은 피할 수 없지만 대책을 갖춰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 살려야 한다. 세계 식품시장 규모 급신장에 맞춘 농업 수출 확대 계획도 그 하나가 될 수 있다. 수출업체와 정보를 공유하고 원산지 관리시스템과 관련해 중소업체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종합대책'에 '추가대책'이 늘 따라야 하는 게 FTA 대책이라고 본다.
지역별로 한ㆍ미 FTA에 대한 온도차는 상당히 다르다. 협상 과정에서 이 같은 지자체의 입장은 거의 무시됐다. 자동차산업이 강세인 울산을 예로 들면 자동차 수출 확대와 부품산업 활성화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도시다. 같은 이유에서 서산과 당진 등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관세 절감으로 특수를 기대할 수도 있다.
반면에 오송생명산업단지가 있는 충북의 바이오산업 쪽의 타격은 불을 보는 듯하다. 특히 허가-특허 연계제도 조항은 독소가 될 것이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이 많은 대전의 입장은 또 다르지만 느긋할 수는 없다. 소위 경제 영토가 넓어진 곳도 있고 협소해진 곳도 있다. 정치권도 총선 국면의 득실만이 아닌 국가경제, 지역경제에 미칠 득실도 따지며 치밀한 대안을 만들 때다. FTA 이전과 이후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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