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FTA 대책으로 몇 십조를 투자한다는데, 과연 효과가 있을지 걱정입니다.”
한ㆍ미 FTA(자유무역협정)가 15일 발효되는 가운데 충남지역 농민들은 '망연자실'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여기저기서 '농업 포기설'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다. 정부가 농어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24조1000억원을 투자하고 충남도가 보완대책을 내 놓고 있으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으로 농민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 것.
특히 4ㆍ11 총선을 앞두고 한ㆍ미 FTA로 지역농민들이 겪을 피해 문제가 자취를 감췄다며 서운함도 드러냈다. 농민들은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강사용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 의장은 14일 기자와 통화에서 “현재 농촌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망연자실'하며 젊은 농민들 사이에서 농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피해가 없으면 왜 대책이 나오냐는 게 농민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 의장은 또 “도에서 '3농 혁신'을 추진 중인데, 기존 사업에 혁신이라는 단어만 붙인 느낌”이라며 “3농 혁신 예산으로 4년간 4조3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인데, 농민들에게 얼마나 혜택이 돌아갈 지 의문이 생긴다”고 전했다.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축산 분야 대책의 경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충완 한우협회 충남지부 회장은 “축산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축산시설 현대화를 추진하는 것은 맞지 않다. 적정 사육두수를 위해선 할당제나 기획생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ㆍ칠레 FTA 때보다 시장 개방 규모가 커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과수 농가에선 개방 규모에 비해 관련 대책이 미흡하다는 여론이다.
박성규 천안배원협 조합장은 “FTA 발효로 과수 농가들의 불안감이 크다. 수입과일 대체로 국내산 과일의 소비가 줄기 때문”이라며 “시장 규모가 훨씬 큰 미국 농산물이 들어오는데 비해 그에 걸맞은 정책 지원이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충남도는 이날 한ㆍ미 FTA에 대비해 수입 농산물의 유통구분, 현장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농어업 분야 피해를 최소화하고 농수산식품 수출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는 앞으로 지역에 맞는 농업개발을 위한 시책 발굴과 3농 혁신 시책 추진으로 농업 생산기반을 지속적으로 유지ㆍ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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