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복 하늘문교회 담임목사 |
우리 사회도 점점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인들의 아픔이나 고통이 증가되고 있다. 그 결과 자살자 중 노인들이 가장 많다고 한다. 오늘날 사회는 의식주도 어려웠던 옛날보다 모든 면에서 부유해졌지만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종류와 모양은 다르지만 고통을 호소한다. 심지어 한참 즐겁고 천진난만하게 자라야 할 어린이들까지 사는 게 힘들다고 하소연 하는 시대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과외와 특수교육의 현장으로 달려가야 하고, 외국 상표 붙은 겉옷으로 자신들은 물론 부모들까지 고통을 당하고 있지 않는가? 거기에 학교에 만연된 왕따 문화와 범죄 조직을 방불케 하는 일진 때문에 두려워하고 학교 가는 것을 겁내는 시대다. 젊은이들은 좁아진 취업문 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어른들은 예외인가, 그렇지 않다. 이러한 어린이와 젊은이들의 현실에 더 많은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은 어른들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는 먹거리와 생필품 그리고 공공요금, 잠만 자고 나면 오르는 기름 값이 더 문제다. 이러한 것 외에도 오늘날 사람들을 괴롭히고 고통스럽게 하는 요소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러한 국민들의 사정을 알고 고통을 덜어주고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앞장서라고 선출한 정치인이나 국민의 공복인 공무원들 중에는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는 커녕 짐을 더해주고 있으니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지난 국회에서 여야는 싸움질만 하다가 국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법안은 처리도 못하고 회기를 끝냈다. 자기들의 표만 의식해 대다수의 국민들이 전문 의사의 처방 약이 아닌 일반 약품을 슈퍼에서 판매하는 법도 통과시키지 않았다. 그러면서 선거철만 되면 철저하게 국민 편에 서서 의정활동을 하겠다며 수많은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들을 보면서 걱정이 앞선다.
모든 문제도 당리당략으로 이용만 하려고 한다. 심지어 국가의 존립에 밀접한 국방의 문제도 안중에 없다. 나라의 장래보다 당선만 하고 보자는 식이니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만은 눈을 크게 뜨고 한 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지금 교회 절기로는 사순절(四旬節)이다. 사순절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절 이전 40일간의 특별한 기간을 말하는데 이 기간은 그리스도의 고난을 생각하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이웃의 고난을 같이 나누기를 힘쓰는 절기다. 모든 면에서 절제하면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바로 하는 절기다. 요즈음과 같이 어려운 때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참회와 이웃사랑 실천을 적극적으로 힘써야 한다.
사순절기에 미국에서 한국인 맹인으로 인류에게 사랑과 희망의 빛을 주었던 이 시대의 위대한 인물 강영우 박사가 별세했다. 아름다운 기부와 사랑과 감사의 편지 그리고 희망과 거룩한 죽음의 소식을 남겼다. 13세에 맹인이 되었으나 절망하지 않고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유학을 가 한국인 최초로 맹인 박사학위를 받았다. 평생을 남을 위하고 장애인들과 어려움을 당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며 살았다. 작년 10월 췌장암 선고를 받고 삶을 정리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25만 달러의 거액을 사회에 환원하고 별세했다. 고통은 서로 나눌 때 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자살자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 우리 모두가 고난당하는 이웃을 잊지 말고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절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