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막히는데 출근길 공사라니…

용문네거리 점용 체증 심각… 구청-경찰 업무 떠넘기기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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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8시 계룡로에서 차선을 막고 작업하는 크레인 때문에 출근시간 심각한 교통체증을 불렀다.

13일 오전 러시아워시간에 대전 서구 용문네거리 일대는 거대한 주차장이나 다름없었다. 대로에 세워진 작업차량이 원인이었다.

출근시간에 쫓겨 이 구간을 통과하던 많은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채 30여분 이상 꼼짝달싹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건축폐기물 처리업체가 도로점용 허가도 받지 않고 차선를 무단으로 막아놓고 공사를 강행했던 것이다.

회사원 김모(50) 씨는 13일 오전 8시 출근하려고 롯데백화점에서 서대전네거리 방향의 편도 4차선의 계룡로를 운전하다가 교통체증에 용문네거리를 앞두고 30분간 발이 묶였다.

계룡로의 용문네거리는 평소에도 차량흐름이 많은 곳으로 신호 2~3번의 교통체증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행렬의 앞머리에 큰 사고라도 있는 것처럼 차량이 옴짝달싹 못했다.

알고보니 용문네거리를 앞두고 크레인과 덤프트럭이 버스전용차로 1개 차선을 막고 건축 폐기물을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

운전자들은 그것도 모른 채 출근시간 작업 차선에 진입했다가 급하게 핸들을 돌리거나 끼어드는 혼란을 겪었다.

극심한 정체의 주 원인이 막무가내 작업차량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안 김씨는 겨우 시간에 맞춰 사무실에 출근해 러시아워 시간에 아무런 안내조차 없이 1개 차선을 차지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문제를 시청과 구청에 제기했다.

하지만 김씨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겨우 들어야 했던 답은 그로부터 2시간이 지난뒤 '경찰서 업무'라는 달랑 한마디였다.

“출근시간에 차선을 막아놓고 하는 작업을 어디서 허가해줬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행정기관에 민원을 제기했는데 여기저기 핑퐁으로 업무를 떠 넘기는 태도가 더 답답합니다.”

김씨는 온종일 언짢은 기분으로 사무를 볼 수 밖에 없었다.

한편 이날 폐기물 운반업체의 작업은 도로를 차단할 때 받아야 하는 도로점용허가를 생략하고 도로법을 위반한 상태였음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 처리업체는 작업에 앞서 서구청에 계룡로의 한 차선을 막고 공사를 할 수 있는지 문의해 “점용허가가 불가능하나 경찰청과 협의할 수 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처리업체는 구청의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서부경찰서에 도로사용신고를 했고 경찰청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의 차선 차단 신청을 접수했다.

처리업체 관계자 김모(43)씨는 “경찰서에 도로 작업 신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고 차선을 막은 것인데 이렇게 문제가 될 줄 몰랐다”며 “출근시간에 작업해서는 안된다는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