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상사에서 발간한 족보와 수집한 족보를 모아둔 족보 도서관 '회상문보원' 내부 모습. |
지난해 1월과 8월 2차례에 걸쳐 대전 동부경찰서에 대량의 족보가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자인 회상사 박병호 대표는 옛날 족보인 '한식'족보를 비롯한 양장본 등 8000여권의 족보를 도난당했으며, 아버지의 소장품이었던 병풍 10여점과 도자기 등이 대거 도난당했다고 신고했다.
문제는 박 대표가 아버지 박홍구씨의 가업을 이어받은지 불과 5년 남짓에 불과하고, 구체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소장품의 종류나 가치 등을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
현재까지 얼마나 많은 양의 족보를 도난당했는지 정확한 수치를 알지 못하고, 어떤 가치를 가진 족보를 도난당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상태다.
회상사는 족보는 족보도서관에, 소장품은 별도의 수장고에 보관해왔으며 외부의 접근이 쉽지 않은 구조를 갖고 있다.
분실 사고가 일어났다는 족보 도서관과 수장고는 외부에서 열쇠를 걸고 관리를 하고 있는 만큼 외부 침입 흔적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족보 도서관에 CCTV가 설치돼 있어 이를 판독한 결과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에 이어 현재까지 관련자들과 전ㆍ현직 직원들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박병호 대표는 “병풍이나 족보 등은 작은 크기의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조직적인 도난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지만, 수사가 해를 넘기도록 답보 상태여서 답답하다”며 “감시를 강화하고 보안장치를 해 도난이 잠잠해졌지만, 앞으로 도난을 막기 위해서라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자물쇠를 걸고 보안을 강화하고 있지만, 불과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반인들의 접근이 자유로웠던 만큼 도난에 대한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더욱이 전국 최대 족보 발간 업체이고, 다량의 중요 자료들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지만 가치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방치돼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정확한 도난 시기나 수량, 피해량을 모르는 상황이고 수사에 진전은 없지만 중단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당초에는 은밀한 내사를 요구했었지만 사안이 사안인만큼 전현직 직원들을 본격 소환해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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