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인 염홍철 대전시장의 방침과 의지는 환영하지만 과연 적임자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지속되는 것이다. 따라서 모양새는 전국 공모로 추진하더라도 결국에는 지역 인사로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지역의 원로 축구인이나 전 고위 공직자들 역시 내심 군침을 흘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대전시와 대전시티즌 등에 따르면 최은성 재계약 불발 사태로 촉발된 사장 퇴진으로 인해 신임 사장은 전국 공모를 통해 찾아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대전시티즌은 1997년 창단한 이후 11명의 사장이 교체됐지만 번번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진했다. 대부분 정치적 논리에 따라 대주주나 구단주의 입김으로 선임된 만큼 사태가 불거졌을 때마다 중도하차한 것이다.
때문에 이번 만큼은 제대로 된 사장을 뽑아 대전시민과 축구 팬들의 염원에 보답하고, 대전시티즌의 환골탈태를 꾀해야 하는 상황이다.
염 시장도 더 이상은 어렵다고 판단, 지난 11일 홈 개막전에서 시민과 팬들에게 약속했다.
하지만 신임 사장을 놓고 잿밥에 관심을 두는 인사들이 속속 불거지고 있다. 본인들이 나서지는 않지만 주변을 통해 공공연하게 이름이 나돌고 있는 것이다.
당사자들 역시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인사들은 극히 드물다.
김석기 대전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은 “최근 대전시티즌은 매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참신하고 유능한 젊은 인사가 신임 사장으로 오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며 “정치적 동반자나 원로 축구인사, 전직 고위 공무원의 노후보장 자리가 돼서는 결코 안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또 있다.
전국 공모를 하더라도 과연 적임자를 찾아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대전시티즌의 현실을 고려할 때 입맛에 맞는 인사를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 대전시티즌 사장 A씨는 “이번 만큼은 제대로 된 사장을 선임해 거듭나는 계기가 되어야 하는 시점은 확실하다”며 “다만 시의 구상대로 계획이 추진될지는 다소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서포터 B씨도 “지난해 승부조작 파문 이후 사장만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일부 이사진들은 사퇴 언급을 했지만 자리를 유지한 채 여전히 파벌에 휩싸여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대로 된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는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라도 인적쇄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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