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의 영화를 보면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최첨단 기술이 등장해 재미를 더해 준다. 이러한 장면들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 IT 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과학기술이 녹아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도대체 10년 후, 50년 후 미래기술을 어떻게 예측해 이러한 장면들을 연출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신기한 점은 이런 영화 속 기술들이 현실 속에서 구현된다는 데 있다. 이는 과학자들의 숨은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영화를 본 과학자들이 영감을 받아 결과물이 탄생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미래의 기술을 보고 싶으면 공상과학 영화를 참고하라'는 말이 존재하는 것이다.
영화 속에 등장한 미래기술이 생활 속에서 실현된 것으로는 휴대전화, 로봇, 인터넷, 컴퓨터, DMB 등이 있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 4'에서는 자동차 전면의 유리창이 내비게이션으로 변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현재 일부 고급차량에 사양항목으로 이미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프로젝션 방식(거울)으로 돼 있어 햇빛이 강하거나 시야가 좀 어긋나면 잘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낮ㆍ밤, 날씨 등에 지장을 받지 않고 투과도를 조절해 정보를 깨끗하고 선명하게 보여 줄 수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이 필요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해 초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투과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투명 디스플레이의 투과도 조절 대조비도 기존 대비 무려 170배 이상 향상시켰다. 머지않아 차 앞 유리창을 통해서 선명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운전에 방해되지 않는 시야 범위 내에서 가능하겠다.
앞으로는 건물 외벽에 주로 되어 있는 유리창이 각종 정보가 담긴 게시판이 될 전망이다. 즉 유리창에 정보를 전송하면 유리창을 보며 회의나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수 있다. 이는 스마트 쇼 윈도, 스마트 거울, 투명 단말기, 3DTV 등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투명 스크린을 이용한 단말기(휴대전화) 같은 경우 2010년에 개봉한 영화 '아이언맨 2'에서 이미 선보인 적이 있다.
이러한 획기적인 기술을 가능하게 한 원리는 '플렉서블 LCD'에 있다. 플렉서블 LCD를 얇게(㎛ 단위) 붙이는 방식을 이용해 배경을 차단하거나 보이게 했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이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은 투명 아몰레드(AMOLED)로 알려진 고화질로 투과도까지 전환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다양한 산업분야 적용에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전 세계 디지털TV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국내 가전업체의 기술력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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