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대에 못 미치는 공천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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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대에 못 미치는 공천 개혁

  • 승인 2012-03-11 16:37
  • 신문게재 2012-03-12 21면
4ㆍ11 총선 공천 잡음이 심각하다. 여당이고 야당이고 공천 결과에 대한 예비후보들의 이의제기가 법원으로 비화되고, 경선을 앞둔 후보 간에는 허위사실 유포 주장 등 진실공방과 고소ㆍ고발이 난무한다. 급기야 '관권 선거'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진흙탕에 비유할 만한 사례들이다.

법원에 공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자유선진당 대전 서구갑 이강철 예비후보나 민주통합당 유성구 문용욱 예비후보 모두 신청 이유를 “당의 공정한 공천을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한마디로 각 당의 공천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낙천 시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신청자가 줄을 잇는다. 공천을 둘러싼 잡음은 늘 있어 왔다. 하지만 여야가 공천혁명을 강조한 것치고는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여야는 당초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하겠다고 했다. 대다수의 지역에서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국민의 손으로 뽑는 후보를 내겠다고 했다. 상당수 현역 물갈이를 했다지만 정말 그러한 원칙과 기준으로 했는지는 의심스러운 부분도 적지 않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주요 선거구는 중앙당에서 낙점하기 일쑤고, 공천 기준도 당선 가능성에 치우친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경선에서부터 '이기고 보자'는 식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과열 혼탁을 부추기는 네거티브 선거전은 다 그 때문이다. 공천 개혁은 당 지도부의 단호한 실천의지가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오히려 혼란을 부추긴다는 사실을 최근의 사태가 증명하고 있다.

쇄신과 개혁은 사라지고 구태만 횡행하니 원성이 자자한 것이다. 아무리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른다고 해도 경선 주자들 간 네거티브 선거전은 멈춰야 한다. 허위사실 유포와 인신공격 등으로 주민들에게 실망감과 선거 피로감을 높인다면 정치 불신감만 키울 뿐이다.

특히 관권 개입은 사실 여부를 떠나 입에 오르내리는 것조차 부끄러운 일이다. 공명선거 분위기를 망가뜨리는 악폐다. 선거판에 흙탕물을 튀기는 후보나 정당에 대해서는 결국 유권자가 옥석을 가리는 수밖에 없다. 선관위와 검ㆍ경의 엄중한 조사도 필요하지만 가장 무서운 레드카드는 유권자의 심판임을 기억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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