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기할 만한 것은 원도심 활성화의 방법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데 있다. 계획을 보면 즐거움, 재미, 감동을 주는 소프트웨어 강화와 관련해 '융단지원'이라 부를 만큼 꽤 다양한 단위사업이 담겨 있다. 원도심에 테마를 입혀 문화콘텐츠로 활로를 찾겠다는 데 기본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염려되는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원도심의 고유한 특성과 가치를 발굴하고 활용'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성은 칼국수 등의 음식, 축제 등 행사 유치만으로는 지속성을 갖기가 힘들고 일정한 한계를 띠게 마련이다. 또한 갖가지 단위사업들에 매달려 선택과 집중을 너무 무시해도 특색 없고 방만한 구성이 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 어려운 것은 아련한 향수나 전통의 원형을 살려내는 작업이다. 원도심 활성화의 소재는 주로 이런 요소와 관련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시민참여 중심'을 내건 만큼 사업 추진 단계에서부터 활발한 소통은 필수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의 답은 지나친 관 주도보다는 원도심 주민과 예술인, 상인 등에게서 구하는 게 바람직하다.
원도심의 강점은 새로운 것의 개발이기보다 이미 있는 소재를 잘 발굴하고 활용하고 특화된 테마를 부여하는 데 있다. 개성이 살지 못하면 원도심은 관광상품의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 예컨대 각종 '길' 조성, 골목재성 사업도 노후화된 지역은 정비하면서 대전의 지나온 자취와 체취를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
오래된 가치를 브랜드로 삼아야 수요층 확보가 가능한 것이 대전 원도심의 특징이라고 본다. 원도심이 침체와 낙후의 상징이 아닌 재미와 감동과 경쟁력을 갖춘 정주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또 도시재생과 관련해서도 상권 활성화는 꼭 이뤄내야 할 사안이다. 동ㆍ중구뿐 아니라 대덕구 등 다른 사각지대도 물론 없어야 한다. 사업이 흐지부지되지 않으려면 원도심을 문화 중심으로 이끌려는 강한 의지와 추진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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