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장애인 특수학교인 천안 인애학교 현직 교사의 여학생 성폭행은 학부모들의 주장대로 이미 1년 전부터 학교 관계자들이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났다.
교사의 성폭행이 학교 관계자들의 조직적 은폐와 축소로 2차 피해자를 양산했다는 학부모들 주장이 설득을 얻으면서 해당 교육계에 대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8일 충남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전국 특수학교 기숙사 학생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 과정에서 천안 인애학교 재학생이 교사에 의해 성폭행당한 사실이 드러나 이모(49)교사가 구속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도 교육청은 사건이 불거지자 인애학교에 대한 감사에 착수해 현직 교사에 의한 장애인 재학생 성폭행 사건은 2010년 10월께 생활지도원이 처음 알게 돼 사감과 생활관운영부장을 거쳐 교감에게 보고됐지만 1년 동안이나 무시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담당 교사는 도교육청의 감사 과정에서 “관찰일지에 학생들이 성폭행을 주장하는 것조차 교감이 기록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진술해 학교 측이 조직적 은폐를 벌였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충남도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이 조사되자 해당 교감이 신청한 명예퇴직을 반려했으며 사직신청도 받아주지 않고 있다. 해당 내용을 근거로 자체 징계를 준비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내에서 이미 2010년 학생의 성폭행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사실을 감사에서 확인했다”며 “해당자들은 공직규정에 따라 징계를 받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체 감사에서 기숙사 생활지도원과 사감, 부장은 성폭행 사실을 교감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교감은 부인하고 있다”며 “이 같은 사실은 모두 사법당국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인애학교 A교감은 “2010년 성폭행이 일어났을 당시 기숙사 관계자로부터 아무런 보고도 받지 못했다”며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아서라도 보고받지 않은 사실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관찰일지는 생활관운영부장 전결로 교감에게는 보고조차 하지 않는 사항으로 '성폭행 내용을 기록하지 말도록 했다'는 주장은 음해에 불과하다”며 “모두 허위”라고 주장했다.
인애학교 학부모들은 2010년 10월 교사에 의해 여학생의 성폭력이 자행되고 학교측의 조직적 은폐와 축소로 2011년 10월 합동조사가 진행될 때까지 피해 학생이 모두 8명으로 늘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5명은 피해 학생 부모들이 직접 피해 사실을 밝혔다. 나머지 3명은 장애학생을 보호하는 복지시설장들의 반대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학교 측은 특히 사건이 불거지자 취업을 미끼로 피해를 발설하지 못하도록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고 학부모들은 폭로했다.
천안=맹창호ㆍ김한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