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이 운송하는 탱크로리 차량에서 부생연료를 빼돌리고 허위로 매출을 부풀려 유가보조금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검거된 가운데 8일 충남지방경찰청 대회의실에서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압수한 장비를 공개하고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
난방유를 운반하는 탱크로리 운전자들이 기름을 빼돌려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빼돌린 기름을 자신의 불법차량 연료로 사용하거나 서산의 야적장에 보관하는 대담함도 보였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8일 운송중인 난방유를 절취하고 유가보조금을 가로챈 혐의(절도)로 엄모(29)씨 등 운전기사 3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외 운전기사 4명과 이들과 짜고 유가보조금을 가로챈 주유소업자 7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엄씨 등은 난방유를 운반하는 탱크로리 운전자들로 2010년부터 최근까지 30만8854ℓ(3억5000여만원상당)의 난방유를 가로챈 혐의다. 이 과정에서 피해를 본 대리점은 22곳에 달한다. 또 운전기사에게 속아넘어가 주문량보다 적은 난방유를 사용한 공장, 리조트, 호텔 등 구매업소도 수백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결과 기사들은 생산업체에서 구매업체로 난방유를 운반하며 서산의 한 야적장에 들러 준비해둔 저장탱크에서 기름을 조금씩 갈취해왔다. 운반차량에서 난방유를 회당 200~600ℓ씩 훔쳐 표시가 나지 않도록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훔친 난방유 보관장소는 주유소 시설을 뺨칠 정도였다. 서산의 야적장은 전기모터, 특수제작호스, 카플링(연결장치), 저장탱크(2000ℓ)6개, 드럼통(200ℓ) 15개 등의 시설을 갖추기도 했다.
피의자들은 훔친 난방유를 자신의 화물차에 직접 주유하거나 지인들에게 차량 연료로 나눠줬다고 진술했다. 또 탱크로리 기사들은 주유소 업자와 공모해 주유소에서 경유를 주유한 것처럼 허위로 꾸며 1억원 상당의 정부 유가보조금도 부정수령한 혐의도 있다.
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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