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오토바이도 싫어… “짐빠는 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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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 오토바이도 싫어… “짐빠는 내 운명”

예산 김영직씨 46년째 오로지 자전거만 고집 정장에 카우보이 모자 외출 전용복장도 '화제'

  • 승인 2012-03-08 15:14
  • 신문게재 2012-03-09 17면
  • 예산=신언기 기자예산=신언기 기자
▲김영직씨가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질주하고 있다.
▲김영직씨가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질주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에 문명의 이기인 차도, 오토바이도, 기어가 달린 새 자전거도 거부하고 오로지 46년 동안 타고 다니는 자전거를 고집하는 어르신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김영직(79ㆍ예산읍 주교리)씨. 김씨의 자전거 사랑은 반세기를 거치고 있는 오랜 세월에도 신형의 어떤 자전거 부럽지 않게 타고 다녀 60대의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일명 '짐 빠'라고 애칭하며 김씨가 애지중지하고 있는 자전거는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100년 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씨가 자전거와 인연을 맺은 것은 46년 전 6ㆍ25때 북에서 월남한 이웃 주민이 생활고로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과정에서 그의 딱한 처지를 생각해 차비나 보태줘야 하겠다는 심정으로 그때 당시 쌀 2가마를 주고 구입한 것.

3남3녀를 둔 김씨는 그동안 자녀들이 아버지 자전거가 낡고 오래돼 오토바이도 사주고 기어가 달린 새 자전거도 구입해 줬지만 그는 낯설고 왠지 타기가 어렵다며 지금의 자전거만 고집하고 있다.

김씨는 자전거 탈 때의 복장이 또 하나의 화젯 거리가 되고 있다.

그는 항상 정장과 함께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시내를 질주하고 야간에는 야광봉을 자전거 뒤편에 매달고 다니는 등 지역 주민들 사이에 화제의 인물이 되고 있다.

김씨는 “이 자전거를 타고 홍성장이나 덕산장, 온양온천장 등 안 가 본 곳이 없다”며 “앞으로 나의 분신처럼 닦고 조이고 기름쳐서 내 인생과 함께할 계획”라고 말했다.

또 “그동안 수리점을 운영하는 옛 친구가 수리를 도맡아 해줬는데 먼저 세상을 떠 그의 아들이 정성으로 고쳐주고 있으나 워낙 오래전에 제작된 것이라 녹록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자전거로 단련된 체력으로 매년 예산전국벚꽃마라톤대회에 출전하고 있으며 내달 15일 열리는 제8회 벚꽃마라톤에도 출전하겠다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오늘도 자전거 폐달을 힘차게 밟고 있다.

예산=신언기 기자 shineu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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