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특수학교인 천안 인애학교에서 교사에 의한 여학생 성폭행이 추가로 드러난 가운데 인면수심의 악행이 그동안 숨겨진 것은 학교 측의 조직적 은폐와 축소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학부모들의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교장은 물론 교감과 교사, 기숙사 사감 등 장애인 제자들을 보호해야 할 학교가 오히려 이들이 성폭행을 당하도록 내버려두고 2차 피해를 키운 가해자로 비난을 면키 어려워졌다.
천안인애학교성폭력대책위 피해 학부모들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숙사 여학생이 교사로부터 성폭행 당한 사실이 보고됐지만 묵살되면서 이후 1년여 동안 여러명에 대한 추가 성폭행이 이어졌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2010년 10월께 여학생의 성폭력 피해를 처음 알게 된 기숙사 생활지도원과 생활부장이 곧바로 피해부모와 양호교사에게 알렸다. 이들은 다음날 교감에게 보고했지만, 교감은 오히려 당직 사감에게 '관찰일지에 이 사실을 기록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인애학교 장애인 여학생 성폭행의혹은 이렇게 감춰졌고, 이후에도 이 학교 이모(49ㆍ구속수감중)교사에 의해 모두 8명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학부모에 의해 제기됐다.
학부모들은 이 과정에서 피해학생이 담임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같은게 장애인 주제에 쓸데없는 소리 자꾸하면 시설로 보낸다”며 폭행을 하기나, 일부 교사는 “장애××에게 난 관심 없다”고 뭉갰다고 보다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더욱이 학교 측은 합동조사에 의해 기숙사 여학생의 성폭행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오히려 피해자를 거짓말쟁이나 몽상가로 몰기까지 했다. 지난해 사건이 불거지자 학교 관계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성폭행을 주장하는 여학생이 평소에도 주변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과장된 행동을 했었다”며 “이들은 아마도 영화 등에서 본 장면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부풀려 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었다.
학부모들은 문제가 불거지자 학교 측이 취업을 미끼로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학교 관계자들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말고 학교를 정상화시키자'며 '취업을 원한다면 피해사실을 발설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고 회유해 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천안=맹창호 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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