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 취업난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한 가운데 창업교육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한밭대 기술사업화(TEC) 교육과정. |
그러나 대학생들이 느끼는 창업교육의 만족도는 높지 않다는 평이다. 주된 원인은 교수진의 실무경험 부족, 과목간 연계가 부족한 강의, 준비가 부족한 교재 등을 꼽고 있다. 이와 관련, 창업 교육의 현주소와 나가야할 방향을 살펴봤다.
▲대학의 체계적 창업교육 알고리즘 '절실'=대전시는 예산 20여억원을 투자해 '대학창업 300프로젝트'를 실시, 대학(원)생의 창업기업 조성(3년간 300개기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창업 코치를 육성하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최종인(한밭대 창업경영대학원 교학부장)교수는 “창업교육이 어려운 이유는 기존 또는 새로운 기술로 경쟁력 있는 제품 창출로 연결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 가운데 존재하는 계곡을 '죽음의 계곡'이라고도 부른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죽음의 계곡이란 연구자와 사업가간 자본, 스킬의 차이(gap)가 존재함을 일컫는다”며 “이같은 문제를 '기회의 계곡'으로 바꾸는 창업프로그램들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대학내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주로 공대와 경영대학내에서 만들고 있다. 공대에서 창업 교육이 늘어나는 이유는 기술개발과 기술사업화를 연계, 보다 잘 연결된 프로세스로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또한 교수와 학생들간에 경력경로를 보다 기술과 경영에 맞추는 노력을 하고 있다. 경영대학과 공과대학이 각자 창업관련 과목을 개발ㆍ제공하고 있지만,교수와 학생들이 각자의 학문적 배경을 갖고 융합 커리큘럼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늘고 있다.
▲강력한 사업 모델 구축 '시동'=대덕 연구단지 조성시 벤치마킹 했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리서치트라이앵글(RTP)의 경우, 이곳의 중심대학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의 경영대와 공대가 공동으로 미국과학재단(NSF)의 지원을 받아 창업교육프로그램(TEC)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영국, 포르투갈, 남아프리카 등 각국에서 운영 중 이다.
이 교육프로그램의 기본은 기술-제품-시장 이라는 세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있다. 시장에서 숨겨진 니즈(needs)를 찾아 이를 구현할 기술과 연계해 매력적 제품으로 연결하여 성과를 내는 교육과정이다. 단계별 창업교육 과정을 거쳐 창업의 실수를 줄이고, 창업의 가능성을 높이도록 설계된 것이다.
많은 워크시트를 통해 창업의 단계별 과정을 학생이 직접 경험하도록 하고, 여기에 교수와 경험 많은 실무진이 코치를 해주고 있다.
2007년부터 6년간 미국의 TEC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도입, 대전테크노파크가 대덕특구 기업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 중에 있다.
한국 TEC 소장을 맡고 있는 최종인 교수는 “창업교육은 잘 짜여진 과정 속에 지속적인 실행을 통한 학습, 실전연습이 매우 중요하다”며 “교재를 읽고 수업에 참석하는 것으로 창업과정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을 풀 수 없다. 창업과 비즈니스의 실제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보다 체계적 학습을 강조했다.
창업교육 알고리즘이라고 불리는 TEC은 창업경영대학원만이 아니라 대전내 많은 벤처기업들에게 적용되고 있다. 최근 대전강소기업을 위한 기술사업화 과정을 운영, 대덕특구내 연구소기업 성장전략에도 TEC 과정을 적용한 바 있다.
또한 대덕특구 STP 교육을 받으러오는 개도국 관리자들에게도 제공하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밭대 창업경영대학원에 입학 후 3년만에 72억의 매출을 올린 태효식(한경아이넷) 사장은 창업교육 알고리즘을 통해 좋은 성과를 올린 사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코스닥기업들이 차세대 제품개발을 위한 방법론으로도 적용을 모색하고 있다.
대덕특구의 우수한 기술이 사업화 되지 않는 점에 대해, 최 교수는 “고객은 기술을 사는 것이 제품을 구입한다는 점과, 투자가는 제품을 보는게 아니라 창업가의 사업역량을 보고 투자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매력적인 기술과 크고 성장하는 시장을 찾아 이를 고객이 찾는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하는 강력한 사업모델 구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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