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우]환경ㆍ기술규제, FTA에 가려진 거대한 무역장벽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최장우]환경ㆍ기술규제, FTA에 가려진 거대한 무역장벽

[수요광장]최장우 한남대 무역학과 교수

  • 승인 2012-03-06 14:12
  • 신문게재 2012-03-07 21면
▲ 최장우 한남대 무역학과 교수
▲ 최장우 한남대 무역학과 교수
지난해 7월 EU와의 FTA 발효에 이어 올해 3월 15일에는 미국과의 FTA가 발효될 예정인 가운데 우리나라는 동시다발적인 FTA전략으로 세계 여러 나라와 FTA를 체결했거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FTA가 체결되면 상대국 시장에 관세 없이 제품을 자유롭게 수출하게 되어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계시장 여건은 우리의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가령 공산품을 EU시장에 수출할 때 특혜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원산지 요건 충족은 기본이고 기술안전규격인 CE마크를 의무적으로 부착하고 친환경제품을 입증하는 에코라벨이나 에너지절감제품을 증명하는 에너지라벨을 취득해야 EU시장에서 유통될 수 있다. 이러한 요건은 FTA와 관계없이 적용되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잠재적인 무역장벽이 될 수 밖에 없다.

미국과 EU 등 선진국들은 환경보호라는 명분아래 새로운 기술장벽을 지속적으로 도입하여 FTA에 따른 상대국 제품의 자유로운 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및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각국은 에너지절약, 탄소배출량 감축, 환경보호 등을 목적으로 기술규제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WTO에 보고된 에너지ㆍ환경관련 기술규제는 2004년 99건에서 2011년 200건으로 2배 이상 급증했으며, 이중에서 우리의 주력시장인 중국 등 개도국 비중이 51.6%에서 81.2%로 크게 증가하여 적극 대처하지 않을 경우 수출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제조업체가 자체적으로 판정하여 부착하던 방식에서 2010년말부터 미국 환경청의 승인을 받은 에너지스타(Energy Star)마크를 부착하도록 의무화하여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보일러, 변압기 등 60개 품목에 적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미수출 중소기업은 추가적인 비용과 인증소요기간 지연에 따른 부담을 안게 되었다. 중국도 에너지 및 환경관련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전자, 자동차, 완구, 의료기기, 정보통신 등 22개 분야 163개 품목은 강제인증인 CCC마크를 취득해야 하고, 아울러 EU의 환경규제제도를 벤치마킹하여 도입한 RoHS(유해물질사용규제)가 2011년 11월부터 컴퓨터, 모니터, 프린터, TV, 이동단말기, 전화기 등에 적용되고 있어 수출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EU도 올해부터 항공기에 대한 탄소세 의무 부과,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강화, 타이어 라벨링 부착 의무화 등 환경규제 강화 조치를 도입하고 있어 EU시장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환경규제 대처가 미흡하여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전자부품 제조 중소기업인 B사는 일본으로 수출한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어 5억원어치가 반품되고 거래가 중단된 경우가 있다. 지난해에는 홍콩전자전에 참여했던 우리지역 중소기업이 EU바이어와 큰 수출물량에 합의하고도 CE마크를 구비하지 못해 수출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환경관련 기술규제는 국내 수출산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은 담당인력을 두기 어렵기 때문에 무역협회의 해외인증관련 무역전문컨설팅, 국제환경규제 기업지원센터, 무역환경정보네트워크 등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수출에 앞서 환경관련 국제공인인증을 획득하여 제품에 대한 친환경성을 입증하고 기업브랜드 인식 향상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아울러 수출상대국의 환경기준을 제조과정에서부터 반영하여 친환경 제품개발에 노력해야만 환경규제에 따른 불이익을 선제적으로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대전은 올 1월 수출이 12.2% 감소하여 지역 수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따라서 대전시는 올해 세계경제 침체 여파에 따른 수출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 중소기업이 국제환경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을 강화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설립이나 지원시스템 구축으로 FTA에 따른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