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호 대전교육감이 5일 열린 월례회의에서, 화합을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가장 심각한 갈등을 일으키는 건 학교폭력 대책과 주5일 수업제다. 학교폭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주5일 수업제 역시 지난해 시범 시행하며 준비기간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혼선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학교폭력 대책의 경우 복수담임제에서부터 주당 중학교 체육수업 시수 50% 확대 운영 등에 이르기까지 일선 학교는 물론 교육청에서조차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A 중학교 교감은 “격주로 하던 토요일 4시간 수업이 사라지면서 수업시수를 어떻게 맞출지 고민”이라며 “체육수업을 일주일에 4시간 이상 해야 하는 것도 골치”라고 말했다.
주5일 수업제는 더 심각하다. 첫 시행부터 제대로 된 건 거의 없을 정도로, 정부와 교육청, 일선 학교의 손발이 맞지 않았다. 지난해 7월부터 준비했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무관심으로 인한 참여율이 극히 저조하다. 기존 방과후 수업과 '공'만 던져주는 체육 등 프로그램 역시 부실하다. 학교 자체 프로그램과 가족체험, 지역사회협력 프로그램 등을 통한 주5일 수업제라는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것이다.
B 초등학교 교장은 “가장 큰 문제는 주5일 수업제 시행에 대한 개념 정리”라며 “무조건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선 학교는 내부 신경전에 빠져 있다. 이달 초 교원 인사에 따라 교장과 교감, 특히 수천명의 교사가 새로운 학교로 배정되면서 기존 교원과 전입, 신규 교원 등의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학교폭력 여파로 주요 보직 결정 과정에서의 후유증과 신규 업무 파악도 쉽지 상황에서, 학교폭력과 주5일 수업제라는 난제까지 겹쳐 만만치않은 분위기다.
대덕구 C 중 교사는 “내부도 복잡한데, 일이 너무 많이 쏟아진다”고 말했다.
업무를 조정한 본청과 지역교육청도 마찬가지다.
초등인사 업무가 중등 담당인 교원학생지원과로 이관되고, 학력증진 업무는 초등 담당인 교수학습지원과로 넘어갔다. 지역교육청에도 인턴장학사가 1명씩 배치되고, 본청이 담당하던 고교 업무(교수학습, 보건, 급식, 시설 유지ㆍ보수)는 지역교육청으로 이관됐다.
지역교육청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지만, 크게 필요성을 느끼진 않는다”며 “부서와 업무의 잦은 변경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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