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당의 공천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전략공천 등으로 인한 '밀실ㆍ계파 공천' 주장이 여전하고 인적쇄신에도 한계를 보이며 개혁공천 의지는 용두사미로 끝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각 당이 개방형 공천을 내세워 추진하고 있는 국민경선 역시 전략적 판단에 따라 최소화되거나 그나마도 조직동원 선거로 전락하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당초 오픈프라이머리(완전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까지 검토했던 공천개혁의 취지는 이미 온데 간데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5일 2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당초 제시됐던 국민경선 80%, 전략공천 20% 방안과 달리 대전과 충남 상당수 지역이 단수 후보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전과 충남에서는 중구에 강창희 전 최고위원과 대덕구에 박성효 전 대전시장, 홍성ㆍ예산에 홍문표 전 최고위원과 함께 전략지역으로 선정된 공주 선거구 등에 대한 단수 공천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들 지역이 모두 복수의 공천 신청자가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벌써 여타 후보자들의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또 새누리당은 여타 지역에 대해서도 추가 여론조사 등을 거쳐 자체적으로 후보를 압축하는 등 국민경선 지역을 최소화 할 것으로 보여, 다수 후보들이 경쟁 중인 대전에서도 경선 지역은 절반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더군다나 일부 지역의 경선 역시 조직 동원 선거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 벌써부터 그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지역별로 일반 주민 1500명과 당원 300명을 선거인단으로 무작위 추출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런 방식으로 선정된 일반 선거인단의 참여가 저조할 수 밖에 없는 만큼 결국 당원을 중심으로 한 조직 선거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은 이미 공천 잡음이 걷잡을 수 없는 상태다. 단수 후보 확정과 컷오프 심사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는가 하면 '엄지혁명'으로 불리는 모바일투표 도입 등 개방형 경선 의지는 이미 조직 동원 선거로 전락, '불법ㆍ부정' 선거 의혹의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대전과 충남에서는 전략지역으로 선정된 세종시 외에 16개 선거구 중 7곳에서 단수 후보를 확정하고, 6곳이 경선 지역으로 결정돼 있다. 그러나 4명의 후보가 공천을 신청했음에도 단수 후보 지역으로 결정된 유성구에서는 여타 후보들이 재심을 청구, 당 재심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였으나 최고위에서 다시 기각되는 과정을 거치며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소속 유성구의원들은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던 약속을 이행하라”고 지도부에 촉구했으며, 재심을 청구했던 송석찬ㆍ문용욱 후보는 최고위의 재심 기각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컷오프 탈락 후 '밀실ㆍ계파 공천'을 주장한 동구 예비후보 3명 중 한 명이 이미 탈당했고, 중구와 유성구 등에서도 추가 탈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며, 공천이 보류되고 있는 대덕구에서도 후보자들의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자유선진당도 이런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유선진당은 당초 공언했던 현역의원 20% 물갈이 방침을 '말 장난'으로 회피하고 있고, 복수후보 지역의 경우 국민참여 70%와 당원투표 30% 비율의 경선 원칙을 밝혔으나 현재 경선이 확정된 지역은 천안을 한 곳에 불과하다.
처음부터 인적쇄신의 한계를 노정, 현역의원의 공천이야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현재까지 복수후보 지역 중 한 곳만의 경선을 확정하고, 서구갑과 천안갑 등 여타 지역에 대해까지 사실상 전략공천을 한 것은 '개방형 공천'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특히 서구 갑에서는 송종환 후보의 전략 공천에 대해 이강철 후보가 재심을 청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는 상태며, 향후 잔여 지역에 대해서도 전략공천이 남발될 경우 계속된 잡음과 후유증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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