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은성 |
대전시티즌의 산 역사인 최은성(41ㆍGKㆍ사진)과의 재계약이 불발된데다 용병 영입과정에서 실수로 벌금을 낸 것이다. 이로 인해 팬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으며 구단의 어설픈 대처 역시 비난을 사고 있다. 1일 대전시티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올 시즌 K리그 선수등록 마감시한까지 최은성과 연봉협상이 성사되지 못했다.
올 시즌 선수로 뛰기 위해서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선수등록을 마쳐야 하지만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선수등록이 무산,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는 것이다. K리그 내 이적도 불가능해 결국 최은성은 은퇴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리했다.
대전시티즌은 지난해 12월부터 최은성과 연봉협상을 벌였지만 '의리' 하나로 15년간 묵묵히 뒷문을 지킨 '레전드', '수호천황'을 내친 꼴이 됐다. 최은성은 1997년 대전시티즌 창단 멤버로 입단, 한 팀에서만 15년간 464경기에 출장하는 등 한국 프로축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갖고 있다. 또 2002년 한ㆍ일 월드컵 국가대표 출신으로 월드컵 이후 타 구단에서 잇따라 입단 제의를 받았지만 과감하게 뿌리치고 대전시티즌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최은성은 “연봉협상 결렬이 돈 때문만은 아니다”며 “동계훈련을 착실히 소화한 만큼 몸 상태도 괜찮아 올 시즌을 마친 뒤 은퇴를 생각했었다”고 구단측에 섭섭함을 내비쳤다.
대전시티즌은 또 용병 영입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취업비자 절차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벌금 1000만원을 냈다.
대전시티즌 관계자는 “용병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테스트 기간이 필요하고 이후 영입이 확정되면 계약을 하고 취업비자를 받는다”며 “용병 계약시 취업비자 발급 이전인 테스트 기간까지 산입해 관행적으로 계약기간을 정하기 때문에 출입국관리사무소의 규정에 위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 시즌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두고 잇따라 악재가 불거져 팬들은 거침없는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대전시티즌이 최은성과의 재계약 불발과 관련해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지글에 누리꾼들의 댓글이 쇄도하면서 반발 기류가 확산되는 것이다. 누리꾼 H씨는 “1997년부터 대전시티즌을 응원한 팬으로서 가슴이 아프다”며 “레전드를 내친 구단이 잘 되는지 두고 보겠다”고 구단에 대한 원망을 쏟아냈다.
다른 누리꾼 L씨는 “15년 동안 시티즌을 위해 헌신한 선수를 문전박대한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팬들 가슴에 피눈물 나게하는 구단을 응원할 마음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대전시티즌은 오는 4일 오후 5시 창원축구센터에서 경남FC와 올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