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음 자주 거론되는 것이 첫마을 단지 내 쓰레기 처리 문제다. 자동집하시설 등 생소한 방식에 익숙하지 않아서만은 아닌 듯하다. 주민재교육 등으로 간단히 해결될 일도 아니다. 조성원가만 높이고 실효성이 떨어질 바엔 늦기 전에 손질할 필요가 있다. 다른 대단위 택지개발단지의 사례도 참고하면서 보완해 나가야 한다.
익히 알려진 대로 세종시는 공원 녹지율 세계 최고 수준을 계획하고 있다. 사람, 환경, 도시환경이 하나 되는 U-세종, U-시티 계획도 구상대로라면 이보다 좋을 수 없겠다. 청사진과 같이 맑고 깨끗한 도시 공간이 된다는데 싫어할 사람이 누구겠는가. 하지만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가 문제다. 아무리 친환경 명품도시를 표방해도 제도가 사람 위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세종시 지역의 ‘쓰레기’ 문제는 다만 상징적인 요소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민간투자 유치 실적 저조나 토지 조성 원가 과장 논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의 연계성 미흡, 정주 환경 조성에 적신호가 켜진 데 비할 때 말이다. 그것뿐 아니다. 첫마을 주변의 무질서한 불법 주정차 실태도 그렇다. 이런 의식으로 국내 최고의 환승시스템을 갖춘 교통체제가 구축되면 무엇 하겠는가. 명품도시가 되려면 시민의식도 명품이어야 한다.
5무도시 역시 과정도 결과도 탁상행정이 되지 않아야 한다. 사실 ‘타당성’과 ‘필요성’보다는 너무 도시 컨셉트에 과욕을 부리다 보니 빚어진 결과는 아닌지 신중한 검토를 거쳐 방향성을 바로잡기 바란다. ‘5무’ 중 쓰레기 문제만 하더라도 기후변화협약 이행, 탄소제로도시 건설 등 보다 큰 테두리 안에 포함될 사안이다. 미관에만 머무르지 않았는지, 그런 충분한 논의 아래 이뤄졌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첫마을 단지 내 넘쳐나는 쓰레기를 보고 불과 몇 개월 후의 세종특별자치시 모습을 연상하고 싶지는 않다. 단순히 초기 조성 과정의 시행착오인지 면밀히 판단하고 이를 토대로 궤도 수정을 못할 이유가 없다. 다음에 잘하겠다가 아니라 시행 초기부터 잘해야 한다. 전봇대와 담장만 없지 5무도시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아냥거림을 듣지 말아달라는 권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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