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전 첫마을 1단계 아파트 단지 내 곳곳이 쓰레기 더미로 가득차 있다. |
29일 행정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세종시는 오는 7월 출범을 앞두고 쓰레기와 전봇대, 담장, 광고판, 점포주택없는 5무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행이 잘되고 있는 반면, 첫마을 단지 내 쓰레기 처리 부문에서는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건설청과 LH는 당초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사업비 4600억여원을 들여 예정지역 12개소에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설 설치를 구상했다.
현재 첫마을 내 1곳이 설치됐고, 중심 행정타운 인근 1-5생활권 2곳 설치는 마무리 단계다. 옥내ㆍ외 설치된 투입구로 생활폐기물을 넣으면, 폐기물이 관로를 통해 중간 집하시설로 이송되고 이를 다시 운반차량에 적재해 처리장으로 이송하는 시스템이다. 2005년 이후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이 같은 시스템이 확산, 보급됐다. 단지 내 악취를 없애고, 정돈된 경관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달랐다. 첫마을 입주율이 2개월여 경과와 함께 66%를 넘어선 현 시점에서 현장을 가보니, 이 같은 기대는 무너졌다. 우선 기존 분리수거 시스템에 익숙한 입주민들에 대한 교육 부족 등으로 인해 건물 앞 기기의 풀가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된 봉투를 넣을 경우 고장발생을 우려, 해당 주민 대신 시공 건설사 직원들이 재분리 후 투입하고 있다. 이마저도 신속한 처리가 안되다보니 첫마을 단지 곳곳에는 쓰레기 더미가 가득 쌓인 채 상당 시간 방치됐다. 생활폐기물 적치장소도 지하가 아닌 놀이터와 공원 인근 등을 임시로 활용하고 있어, 아이들 안전문제 등 입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기존 방식보다 높은 운영비가 향후 주민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관리비 추가 부담 수준의 정확한 산정은 어렵지만, LH는 월별 1가구당 2000~3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감사원도 건설청 및 LH 감사를 통해 출범 세종시 및 주민과 원활한 협의를 통한 사업추진을 권고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지자체 및 주민부담이 예상보다 높다면, 중도 사업포기를 검토해야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여타 단지와 형평성 및 세종시 컨셉트 퇴색 등의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있어, 출범 후 사업폐기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건설청 및 LH 관계자는 “사업 초기단계에서 겪는 시행착오로 이해해달라. 시간이 지나면 당초 기대수준의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입주율 80%를 넘어서면 주민 재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출범 세종시 및 주민과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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