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불복ㆍ선거법 위반… '커지는 공천잡음'

민주·선진당 대전지역 탈락자 '재심의 요청' 파문 확산 지역 선거법위반 64건, 고발·수사의뢰 12건 과열양상

총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며 후보자간 경쟁이 서서히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각 당의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들끓는가 하면 선거법 위반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 작업에 가장 먼저 속도를 내고 있는 민주통합당은 전국적으로 100곳 가량의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50건 정도의 재심의 요청이 접수되는 등 벌써부터 공천 후유증에 몸살을 앓고 있다.

공천 신청자가 몰렸던 대전만 해도 단수 후보지역으로 결정된 유성구와 7명의 공천 신청자 중 4명이 탈락한 동구에서 재심 청구가 이뤄졌다. 또 이들 지역을 비롯해 중구 등 여타 지역에서는 공천 탈락자들의 탈당 불사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8일 민주당 소속 유성구의원 5명은 대전시당사에서 국민경선 실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중앙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 등에도 유성구 공천 재심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심위가 천명한 정체성과 전혀 맞지 않는 후보들이 이곳 저곳에서 단수공천되는 현실이 당혹스럽다”며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밀실공천이라는 오명을 받지 않도록 공정한 심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컷오프에 탈락한 동구 예비후보들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아예 공천 무효화와 공심위 해체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동구 공천을 신청한 김용명ㆍ송유영ㆍ양승근 예비후보는 시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밀실공천, 계파간 나눠먹기식 패거리 공천으로 국민을 기만한 공심위의 즉각 해체를 촉구한다”며 “국민 의사를 물을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마저 박탈당한 것은 국민참여경선의 기본정신과 배치되는 것으로 심사결과를 전면 무효화 해야 한다”고 후보자 전원을 대상으로한 국민경선을 요구했다.

아직 부분적으로 공천이 이뤄진 자유선진당에서도 후보자의 반발이 일고 있다. 현재 대전과 충남에서 현역의원 6명을 포함해 모두 7곳을 공천한 가운데 2명의 후보가 공천을 신청한 서구갑에 송종환 후보의 전략공천이 이뤄지면서 일찍부터 표밭을 누벼왔던 이강철 후보는 당에 재심사를 요구한 상태다. 이 후보는 이날 중앙당에 항의의 뜻을 전달한데 이어 29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으로, 경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아직 대다수 지역의 공천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역시 향후 공천 잡음과 경선 후유증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초 완전국민경선제 도입까지도 검토했었으나, 실제 공천 심사 과정에서는 물리적 여건 등을 이유로 여론조사 결과 반영 등의 방법으로 경선 지역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 대전만해도 대부분 2명 이상의 복수 후보가 공천을 신청한 상태로 단수 후보 확정 지역이 많아질 경우 후보자들의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에서는 선거법 위반 사례도 잇따라 적발되며 선거 혼탁 양상을 더하고 있다.

이날 부여군에서는 지역 주민에게 음식물과 서적을 제공한 혐의로 모 예비후보자가 소속된 단체 임원과 후보자의 부인 등이 검찰에 고발됐으며, 세종시장 선거와 관련해서도 최근 지역구민에게 음식물을 제공한 지역의 모 단체 관계자가 고발 조치되고, 해당 주민들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됐다.

또 앞서 논산에서는 모 후보의 보좌관이 지역 주민에게 선물을 제공한 혐의로 고발 조치되는 등 선거법 위반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대전ㆍ충남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모두 64건의 선거법 위반 사례가 적발됐으며, 18대 총선 당시 같은 기간 3건에 불과하던 고발 및 수사의뢰 건수는 현재 12건으로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이종섭 기자 nom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