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수탁운영 제도 방식을 취하고 있어 역장 소관인 직원 채용에 대해 공사차원의 개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탁 운영 제도가 걸림돌이 된다면, 수탁 운영제도에 대한 보완이나 검토가 필요하다. 이마저 어렵다면 역무원 채용방식에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공공기관의 수탁운영 방식 바람직한가?=대전시는 2006년 비용절감을 이유로 역장에게 수탁을 주는 위탁역 방식을 채택했다.
철도공사는 각 역마다 3억여원의 운영비를 지급하고 있고, 역장은 연간 3억여원의 운영비를 받아 본인의 인건비와 역무원 인건비 등으로 사용하며 역사의 살림을 꾸리고 있다. 역장 인건비는 월 250여만원, 역무원은 150여만원 내외다. 대전시가 선택한 수탁 운영방식은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도시철도의 적자폭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식이었다. 이는 감사원 수범사례로 선정돼 타 광역시에서도 일부 도입하기도 했다.
문제는 단지 비용을 줄이기 위한 수탁운영 방식의 부작용이 전국적으로 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공공기관이 저렴한 일자리를 만들다 보니 1년단위의 비정규직을 채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1년단위 비정규직은 고용안정성이 떨어졌고, 비교적 순환이 빠른 비정규직 특성상 낙하산 채용은 당연한 결과였다. 도시철도의 적자폭 감소와 고용 안정화라는 두마리 토끼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시민의 공감대에 우선해야 겠지만, 현재의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 방식의 제도 보완은 필수적이다.
▲적자폭 감소 포기할 수 없다면 투명화 필요=2년 단위의 힘없는 역장들이 인력채용에 대한 권한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역장들은 역무원 채용에 역장이 필요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쓰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후문이다. 역장들이 채용할 수 있는 인원은 1~2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여기저기에서 외압에 의해 받은 이력서 내에서 채용해왔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대전도시철도 역사 1호선에 채용돼 있는 역무원만 200여명인데, 지금까지 공개채용을 단 한번도 실시하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 산하 단체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단기 대학생 아르바이트만 채용하더라도 모집공고를 내는데 공개채용 자체가 없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용길 충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적자 투성이의 도시철도공사가 40억여원의 비용이 절감되는 위탁 방식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채용 방식은 의지에 의해서 얼마든지 투명해질 수 있지만 이는 대전시나 도시철도공사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이미 사회적으로 낙하산 인사가 문제가 되면서 당분간 낙하산 채용을 요구하는 분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마련하겠지만 아직까지는 뾰족한 대안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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