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창호 천안 |
지난 27일 국회에서는 공직선거법(25조)을 개정해 선거구 쪼개 붙이기를 가능하게 했다. 국민의 눈을 속이고는 입법권을 악용한 치졸한 '꼼수'라는 비난은 당연하다.
더욱이 선거구 획정위가 분구 대상으로 정한 천안을(서북구)에서 쌍용2동을 떼어다가 천안갑(동남구)에 붙인 것은 꼼수의 백미였다.
천안 시민들은 천안을 지역구인 쌍용1, 쌍용2, 쌍용3동 가운데 이빨 빠지듯 쌍용2동만 천안갑 선거구가 되는 해프닝을 지켜보고 있다.
1995년 이후 20년 가까이 천안을로 선거를 치르던 쌍용2동 유권자들은 느닷없이 천안갑 대표를 뽑아야 할 판이다. 정상적인 선거구 조정으로 볼 사람은 지역에서 아무도 없는 듯하다.
그런데 여기서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이 같은 게리맨더링에 동조 내지는 묵인을 하지 않았는지 의구심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전 기자수첩에서 지적하듯 쌍용2동은 야당표가 많이 나오는 지역이다. 공교롭게 천안갑은 민주당이 천안을은 새누리당이 현역 의원이다. 경계조정을 통해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호박이 넝쿨째 굴러왔고, 새누리당 김호연 의원은 앓던 이가 뽑혔다면 과한 표현일까?.
이들 두 의원들은 이번 천안을 분구 무산과 경계조정의 최대 수혜자니 말이다.
물론 이들도 이번 분구 무산과 경계조정에 대해 펄쩍 뛰며 “말도 안 되는 조정”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정개특위가 열리는 과정에서 분구가 무산되면 대비책인 경계조정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 선거구 분구를 위한 지역조정에 대해 서면으로 의견을 제시한 적도 없다. 그저 구두로만 반대 견해를 얘기했다는 것이다. 그나마 양승조 의원의 국회발언이 고작이다.
이들 현역 국회의원들의 억울함에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취재기자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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