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시절 일진 출신들을 규합한 조직폭력단체가 경찰에 적발됐다.
▲ 28일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직폭력단체를 조성해 폭력을 행사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로 부여지역에서 활동한 조폭 30여명을 검거, 이들이 사용한 흉기를 증거물로 제시하고 있다. 김상구 기자 ttiger39@ |
28일 경찰에 붙잡힌 조직폭력단체의 한 피의자는 '학창시절 일진에 속했던 사람들로 당시부터 엄격한 선후배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 중 한 명은 고교시절 S파의 폭력서클 리더로도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피의자도 고교시절 중학생 등 일진들을 관리하며 상습 갈취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수사과정에서 피의자들은 지역내 중·고교시절부터 싸움을 잘하는 소위 '일진'으로 활동한 사실 및 정황이 밝혀졌다.
부여식구 조직원들은 바로 1년 위 선배가 고교 일진을 대상으로 후보군의 심사를 거쳐 새로운 조직원을 선발했다. 이같이 고교시절 일진 등 새로운 조직원을 영입하며 세력을 확장해왔다.
부여는 인구가 7만400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도시다. 관내에 고등학교는 5개교에 불과하다. 좁은 지역 특성상 조직원들에게 힘깨나 쓰는 학생들은 노출되기도 쉽다. 학창시절부터 형성된 상호관계를 기반으로 성인으로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조직폭력배로 활동한 사례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학교폭력이 결국 성인의 조직폭력배로 성장한 사례로 경찰 측은 분석했다.
부여라는 작은 지역 사회 특성상 선후배간 연결고리는 쉽게 형성되기도 한다. 피해 사실도 지역사회 특성상 신고가 어렵고, 수사가 시작돼도 피해자들의 진술확보가 어렵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찰은 앞으로 조직폭력단체를 수사할 때 학교폭력과의 연결고리 등까지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학창시절 조직폭력배가 '멋지고 의리있는 사나이'인 것처럼 보는 잘못된 인식이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실제 위세를 과시하는 것이 멋있고 남자다운 것으로 생각했다는 진술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경찰이 학교폭력에 적극 개입하는 것도 사전에 성인범죄자로 성장하지 못하도록 예방,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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